서울대총장 판공비 4억5천만원 선물·밥값만 2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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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대 총학생회가 이기준(基俊)총장의 지난 1년간 판공비 내역을 3일 공개했다.

학생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총장이 지출한 판공비는 4억5천1백만원. 하루 평균 1백24만원꼴이다.

학생회가 대학본부측과 등록금 인상 반대 등을 이슈로 대립 중인 만큼 이번 자료 공개는 다소 감정적인 부분도 없지 않다. 하지만 몇몇 대목은 눈길을 끈다.

그중 하나가 국회의원과 장관, 정치권과 정부부처 인사 등에게 보낸 추석과 송년 선물비용 5천8백여만원. 주로 3만~10만원짜리 등심·종합선물세트 등이었다.

특히 기성회비 법인카드 결제내역에는 지난 한해 총장의 부인이 20회에 걸쳐 음식점이나 백화점에서 1백30여만원을 결제한 내용도 들어 있다.

총장의 부인은 현재 정부부처 1급 공무원이다.

또 선물용으로 추정되는 술(72병) 구입비 2백70만원을 대학발전기금에서 지출한 것으로 돼있다.

식사비와 간담회·조찬모임 비용 등으로도 1억6천3백만원이 지출됐다.

학생들은 "총장의 판공비는 다른 국립대 총장에 비해 많게는 열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특히 총장이 겸임하는 발전기금이사장의 업무추진비도 경조사비나 비서실 격려금 등 취지와 관련없는 용도로 지출된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오수 기획실장은 "학생들이 직무수당을 판공비로 잘못 분류하거나, 이중 계산한 부분이 있어 실제 판공비는 3억2천만원"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대 총장 판공비를 다른 국립대 총장들과 비교하기는 무리"라며 "총장 부인이 법인카드를 결제한 경우는 사정상 총장을 대리해 참석한 자리였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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