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인전투기 내달 첫 시험 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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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차세대 무인전투기(UCAV)의 등장으로 조종사가 탄 유인전투기 중심인 전투기 시장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미 공군이 다음달 성능이 기존 전투기에 뒤지지 않는 무인전투기 X-45를 처음 시험비행하는 등 무인전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 타임스와 영국의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가 최근 보도했다.

◇미 해·공군 앞다퉈 개발=미 공군은 1999년부터 국방고등연구계획청(DARPA)과 함께 보잉사를 제작사로 X-45 개발을 추진해 왔다. 전쟁 초 적의 대공미사일에 의한 조종사·전투기의 피해를 줄이려는 목적에서였다. 무인전투기로 적의 방공망을 파괴한 후 유인기를 투입한다는 발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개발이 진행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X-45로 정해진 목표를 공격하는 것은 물론 ▶공중전▶원격조종에 의한 2차 폭격 등 기존 유인기의 역할을 대신하는 일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 해군도 노스럽그루먼사에 의뢰해 해군 함재기용 무인전투기(UCAV-N)인 X-47 '페가수스'를 개발 중이다.

◇유·무인기 경쟁 가속화=보잉사는 미 공군과 1억9천만달러 상당의 X-45 개발계약을 하고 2008년에 우선 10~14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해군도 올 국방예산에서 6억1천9백만달러의 페가수스 개발 예산을 확보했다. 뉴욕타임스는 "2010년 이후 매년 1백억달러 수준의 무인전투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이 2천6백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차세대 유인전투기 개발계획도 무인전투기에 잠식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F-22·통합공격기(JSF·록히드마틴) 등 차세대 유인전투기의 3분의1 비용이면 무인기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도 "2020년께는 로봇전투기가 전체 전투기의 3분의1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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