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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춤추며 당뇨 치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앞사람의 어깨를 잡고 물 속에서 아쿠아로빅을 하세요."

수영장에서 음악에 맞춰 몸을 신나게 흔들면서 당뇨병을 치료하고 덤으로 체중까지 감량할 수 있는 수중운동 프로그램이 개발돼 당뇨병 환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비만·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골다공증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서울대의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팀은 지난해 서울대병원을 찾은 40~60대 여성 당뇨병 환자(혈당 1백40㎎/㎗ 이상) 37명을 대상으로 3개월 코스의 수중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들은 매주 세번 수영장에 모여 준비운동 10분, 본운동 40여분, 정리운동 5~10분 등 1시간 정도 운동을 했다. 수중에서 에어로빅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동작을 혼자 하거나 다른 사람과 어울려 포크댄스를 추기도 했다. 유산소운동이면서 근력운동인 이 프로그램은 수영을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도 가능하다.

그 결과는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공복시 혈당은 운동 시작 전 1백79에서 종료 후 1백38로 33%나 떨어졌다. 혈중 콜레스테롤도 운동 6주 만에 15%, 12주 후에는 18%나 낮아졌다. 특히 '좋은'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밀도지단백(HDL)은 프로그램 종료 후 10% 증가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평균 체중도 운동 전 63.9㎏에서 6주 후 63.3㎏, 12주 후 62.2㎏으로 줄어들었다. 체지방량도 운동 전(32.6%)보다 현저히(6주 후 31.1%, 12주 후 28.8%) 낮아졌다.

체력과학노화연구소 채에스더 연구원은 "수중운동은 수중에서 걷기·가볍게 뛰기·어깨 돌리기·팔꿈치 돌리기 등 16가지 동작으로 이뤄진다"며 "음악에 맞춰 변화를 주면서 신체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당뇨병의 운동요법으로 걷기·에어로빅·가볍게 달리기 등이 권장돼 왔으나 육상에서 하는 운동은 관절·뼈·근육 등에 부담을 주고 다칠 위험도 있었다.

채연구원은 "수중에서 운동하면 넘어질 우려가 없는데다 육상에 비해 체중이 10%밖에 되지 않으므로 관절·근육 등에 과(過)부하가 걸리지 않아 부상없이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중운동에 관심있는 사람은 서울대의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02-740-8138)로 전화하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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