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어 좋은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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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사막의 돌풍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두드렸다.

강풍이 많이 부는 호주에서 뼈가 굵은 '코알라' 박희정(22)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 미션힐스골프장 토너먼트코스(파72·5천8백68m)에서 막을 올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보기 3개)를 뽑아내며 2언더파 70타를 쳤다. 박희정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 등과 공동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웨덴의 리셀로테 노이만은 3언더파 69타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박선수는 "드라이버를 전날 9.5도로 바꿔봤는데 불안한 감이 들어 조심스럽게 샷을 했다. 그린공략에 실패했을 때 어프로치와 퍼터가 잘 돼 파를 세이브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박희정은 아주 빠른 그린에서도 이날 단 한개의 3퍼트도 기록하지 않았다. 바람이 숨을 죽인 전날에 비해 이날은 초속 7m의 강풍이 불었다. 선수들은 스코어를 지키기에 어려움을 겪었고 오후 들며 더욱 강해진 바람은 시시각각 방향마저 바꿨다.

박지은(23)은 1언더파를 기록 중이던 5번홀(파3·1백48m)에서 한 클럽을 더 잡아 7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잘 맞았지만 좌측으로 불던 바람이 갑자기 정면으로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공이 해저드에 빠져 순식간에 1오버파가 되기도 했다. 아마추어 초청선수인 송아리(15)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5위, '작은 거인' 장정(22·지누스)은 버디와 보기를 각각 2개씩 기록해 이븐파로 공동 9위를 달렸다.

LPGA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있는 박세리(25·삼성전자)는 2번홀(파5·4백54m)에서 약 20m 거리의 칩샷이 홀인돼 대회 첫 이글을 잡는 호조를 보였으나 퍼팅 난조로 4개의 보기를 범해 2오버파 74타로 경기를 마쳤다.

박세리와 한희원(23·휠라코리아)은 공동 23위에 자리했고, 김미현(25·KTF)·펄 신(35)·박지은은 나란히 3오버파 75타로 공동 40위에 랭크됐다.

란초 미라지=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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