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직접 산 물건 얼마나 되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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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이번 주에는 소비의 주도권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너희들이 소비하는 것들을 한번 적어볼게.

⑴식품-간식·과자⑵장난감-게임기·전자총·인형 등⑶학용품-책·노트·연필 등⑷의류-속옷·겉옷·신발 등⑸교육-학원·학습지 등⑹가구 및 주거-책상·책장 등⑺기타-통신비·교제비·가족 공동물건 등.

이 중에서 네가 네 맘대로, 주도적으로 소비하는 건 얼마나 되니?

소비란 원래 구매와 사용·처분에 이르는 과정 전부를 말해. '주도적'이라는 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뜻이야. 너희들은 과자를 혼자 잘 살 수 있니?과자 봉지에 쓰인 표시들을 꼼꼼히 읽어본 적 있니? 게임 CD 같은 장난감은 어떻게 해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지 알고 있니? 입고 있는 옷은 전부 엄마가 사주신 거니, 아니면 용돈을 모아 산 것도 있니?

나는 너희들이 돈과 관련된 전 과정을 경험하고 그 속에서 조금씩 배워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손에 주어진 물건만 쓰는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스스로 계획해 구입하고 사용하는 독립적인 소비자가 되었으면 좋겠어.

어떻게 하면 되냐고? 우선 '나는 독립적인 소비자가 되고 싶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도 지겠어'란 각오부터 해야지. 다음에는 주도적으로 할 소비 품목을 결정하는 거야. 식품이나 장난감·학용품·의류의 일정 부분을 맡으면 좋겠어. 품목 결정이 끝나면 그만큼의 액수를 네 용돈으로 관리하겠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려 보렴. 쉽게 말하면 용돈 협상을 하는 거지. 그런데 협상에 임할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 알고 있지? 무조건 네 입장만 주장하다 보면 백전백패란다.

배순영 박사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생활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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