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더 좋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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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기업들이 경기 회복을 체감하면서 투자와 생산·내수·수출 등 각 분야에서 확장을 꾀하거나 준비하는 모습이다. 30대 그룹의 경영환경과 대응은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1분기 조사(본지 2001년 4월 24일자)의 화두는 환율과 구조조정이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환율이 급격하게 움직이자 주요 그룹들은 환율 변동폭을 높여 잡았다. 또 인원감축과 감산, 투자 축소 등 위축된 자세로 대응했다.

그런데 1년 뒤 경기회복 국면에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30대 그룹은 그동안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서서히 공격적인 경영을 할 채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그룹도 상당수다. 올 초 주름살을 지웠던 환율 불안에 대한 걱정을 접은 가운데 국제 유가와 정치불안 속에서도 경기가 더욱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그 과실을 따기 위한 몸짓을 하고 있다.

◇급격한 엔화가치 변동 없을 것=올 초까지 팽배했던 엔화가치 약세를 우려하던 기조가 거의 사라졌다. 엔저 상황이 그룹 경영에 영향을 주긴 하지만(31%) 상당 부분 이를 이미 경영전략에 감안했기 때문이다. 올 초 예상한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이 1백30엔, 2분기 전망이 1백31엔으로 별 차이가 없다.

엔화가치 전망이 그룹들이 견딜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룹들은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엔화 환율을 달러당 1백35.7엔으로 보는데 이는 2분기 전망치를 웃돈다.

이와는 달리 원화가치는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에 예상하는 환율은 1천3백96원으로 연초 예상한 1천2백97원과 1백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30대 그룹이 수출 확대를 적극 꾀하는 점도 원화환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경기,1분기보다 나아질 것=30대 그룹들은 경기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한 그룹을 빼곤 올 1분기 경기가 지난해 4분기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27개 그룹이 2분기 경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 그룹들이 1분기에 이미 경기회복의 혜택을 보았다고 응답했다. 3개 그룹을 제외한 26개 그룹이 1분기 경영 성과가 좋아졌고, 특히 25개 그룹은 매출액이 연초 목표를 넘어섰다고 답했다.

2분기에 대한 기대는 더 컸다. 한곳을 뺀 나머지 모두 경영성과가 '1분기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으며 26개 그룹은 '1분기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응답한 그룹의 70.8%(무응답 여섯곳)가 2분기 매출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투자도 1분기에 목표를 이룬 그룹이 70%며, 2분기에 더욱 늘어나 85%가 목표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일본 경기보다 중국 경기가 중요=주요 그룹의 중국에 대한 수출과 자본진출이 늘어나면서 중국 경기 상황의 중요성이 커졌다.

미국·중국·일본 등의 경기가 그룹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중국 경기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응답이 17.2%로 미국(10.3%)이나 일본(3.4%)보다 높게 나타났다. '별 영향 없다'는 응답은 일본(34.5%)·미국(20.7%)·중국(17.2%)의 순이다.

이재광 경제연구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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