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쉬웠지요. 오죽했으면 진통제를 맞고 대회에 출전하려고 했겠어요?”
신지애는 지난주 스테이트팜 클래식에 나가지 못한 게 아쉬워 밤잠까지 설쳤다고 털어놓았다. 신지애의 아버지 신제섭(50)씨도 한마디 했다.
“지난주 샷 감각이 절정이었다. 캐디도 지금까지 본 샷 중에서 최고라고 할 정도였다. 본인도 이 대회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출전하지 못하게 돼 아쉽다.”
신지애는 지난 9일 새벽 3시 갑자기 배가 아파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급성 맹장염이었다. 샷 감각이 좋았던 신지애는 진통제를 맞고 일단 대회를 치른 뒤 수술은 나중에 하면 안 되겠느냐고 의사에게 물었다. 그러나 의사는 12시간 안에 맹장이 터질 수도 있으니 빨리 수술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신지애는 결국 의사의 소견대로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 다음날 퇴원해 현재 애틀랜타 집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해 3승으로 상금왕에 올랐던 신지애는 5월에 열린 일본 사이버 에이전트 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9.25점)에 올랐지만 올해 LPGA투어에서는 아직 우승 소식이 없다. 특히 0.48점 차로 세계랭킹 2위(8.77점)를 달리고 있는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넘보고 있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신지애는 “처음에는 가만히 앉아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빼앗길 것 같아 초조하고 두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비웠다. 1위 자리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빼앗기면 다시 찾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신지애는 17일부터 훈련을 재개했다. 그의 복귀 무대는 24일 개막하는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이다. 신지애는 “LPGA챔피언십 코스는 전장이 짧은 대신 벙커가 많아 굉장히 어려운 코스라고 들었다. 그러나 이런 코스가 나한테는 더 유리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