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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업파괴' 선언 "돈 안되면 주력 업종도 손뗄 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돈이 안되면 주력업종도 그만둬라'.

SK가 계열사별로 사업구조조정을 하면서 아예 업종이 바뀌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보강하는 차원의 구조조정이라기보다는 '사업파괴'라는 말이 적당할 정도다.

SK의 모태였던 화섬사업은 주요 사업군에서 완전히 탈락했다. 그룹의 모기업격인 SK케미컬은 2000년 화섬사업을 삼양사와 합병해 내보낸 뒤 화학 및 제약업체로 바뀌었다.

SK제약을 설립하고 지난해에는 동신제약 최대 지분(27%)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의약품 개발을 벌여 국내신약 1호인 선플라를 비롯해 관절염치료제 트라스트, 혈액순환개선제 기넥신 등을 내놓고 있다.

비디오 테이프 등 각종 테이프 전문기업이던 SKC는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 2차전지 등 정보통신용 기기 및 소재업체로 변신 중이다. 지난해 매출 중 테이프 부분이 37%를 차지했고 올해는 25%, 내년에는 1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비디오 테이프는 중국에 공장을 세개 설립해 상당 부분 이전했고, 국내 생산을 철수할 계획이다.

SKC 손석봉 상무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제품군을 디지털 제품군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EL과 광중계기·2차전지·PDP필터 등 첨단 디지털 제품군으로 계속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회사인 SK㈜는 올해 조직개편에서 에너지·마케팅 사업군을 신설하고 에너지사업에 뛰어드는 한편 정유회사 운영노하우를 수출하는 기술 컨설팅 마케팅회사로 변모 중이다.

특히 한전의 발전자회사 민영화에 뛰어들어 에너지 발전 전문회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종합상사였던 SK글로벌은 지난해 수출비중을 40% 이하로 줄이면서 사실상 무역업체를 포기했다. 대신 온라인 게임 및 온·오프라인 마케팅업체로 변신했고, 해외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쇼핑몰을 여는 등 외국산 소비재의 국내 판매에도 나서고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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