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점수로 어느 대학 가나] 정시 지원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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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수능시험 성적이 발표됐다. 울고, 웃고….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처음으로 실시되는 표준점수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대입 지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김상선.변선구.최승식 기자]

14일 수험생들에게 성적표가 일제히 통보되면서 2005학년도 대입의 막이 올랐다. 수시 2학기 합격자 발표와 등록이 끝난 직후인 22일 정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올해부터 선택형 수능이 처음 도입되면서 수험생들은 표준점수.백분위.등급만 표기된 개인 성적표를 손에 쥐게 됐다. 지난해까지 나왔던 원점수나 총점, 환산표준점수 등의 개념은 모두 사라졌다. 게다가 대학별로 전형방법도 복잡하다. 올해 대입은 지원전략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는 말이 나오는 판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원점수 총점으로 손쉽게 지망 가능 대학을 정하던 시절은 지났다"면서 "대학.계열.학과별로 다양한 전형방법을 숙지하되 결국은 소신과 희망을 중시하는 게 순리"라고 입을 모은다.

◆ 자기 점수 꼼꼼히 분석=언어.수리.외국어는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변별력을 갖게 된다. 문제는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다. 자신의 선택과목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어떤 대학.계열을 지망하는 게 유리한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전 영역에서 표준점수만 쓰는 대학이 68개교, 백분위만 쓰는 곳이 100개교다. 반면 25개 대학은 탐구영역에 대해 백분위나 자체 변환점수를 활용한다.

서울대와 부산대.서강대.포항공대의 경우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은 표준점수를 쓰지만 탐구영역에서 백분위를 변환한 표준점수를 쓴다.

이화여대에선 언어.수리.외국어는 백분위를, 탐구영역은 백분위 변환점수를 쓴다.

고려대와 경북대.전남대.동국대 등은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에 표준점수를, 탐구영역에는 백분위를 쓴다. 경인교대.부산교대.전주교대 등은 언어.외국어 영역에서 표준점수를, 수리.탐구영역에서 백분위를 활용한다.

따라서 자신의 선택과목 성적이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를 명확히 따져야 한다. 이공계 지원자는 수리 '가'형에 가중치를 주는 곳이 많으므로 잘 따져봐야 한다.

◆ 다양한 전형방법 살펴야=어떤 대학은 다단계 전형을 하고 어떤 대학은 학생부.수능 등 모든 전형요소를 한꺼번에 합쳐 합격자를 고른다.

대학마다 논술고사를 보느냐, 면접.구술고사를 보느냐가 다르고 같은 면접이라도 심층면접이냐 일반면접이냐가 갈린다. 여기에 학생부도 석차백분율을 적용하는 곳과 평어를 활용하는 곳 등으로 나뉜다.

따라서 표준점수나 백분위의 단순 합산 점수를 근거로 학원 등의 배치표에 따라 지망대학을 고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개인별로 선택과목의 유.불리가 다른데 총점으로는 이를 따져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최상위권 인기학과 외에는 배치기준표도 학원마다 많이 달라 참고용에 불과하다.

논술.면접 전형의 중요성은 커졌다. 학교마다 논술.면접의 반영비율은 총점의 2~10%에 이른다. 같은 대학.계열.학과에는 학생부와 수능이 엇비슷한 학생들이 몰리므로 논술.면접이 당락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지원하려는 대학이 논술.면접을 어떤 형태로 보는지도 따져보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

정시모집은 가, 나, 다군별로 한 곳씩 지원할 수 있다. 1개 군은 약간 점수를 낮춰 하향지원하고, 다른 1개 군은 적정하게, 1곳은 가고 싶은 곳에 소신껏 지원하는 게 좋다.

◆ 전문가 분석=입시 전문가들은 같은 점수대에 많은 사람이 몰린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원서접수 막판에 '눈치 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봤다.

모집군별로 지망대학을 2~3개씩 정한 수험생들이 원서접수 마감날 시간대별로 접수현황을 파악해 막판에 최종 지원대학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실장은 "일부 대학, 학과는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논술.면접의 중요성이 절대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표준점수와 백분위만으로 볼 때 최상위권 학생들의 수능 변별력은 낮은 편"이라며 "논술.면접으로 큰 점수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지만 실수하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francis@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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