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투기 사업 延期論 강력 대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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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 내에서 차세대전투기(FX) 사업의 추진 여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FX 사업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X 사업이 연기되면 기종 결정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부 당국자는 "당초 국방부가 책임지고 FX 사업의 기종을 결정할 방침이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FX 사업 자체가 외교 문제 등으로 비화하고 있어 2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정부 차원에서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를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임위원 중 일부가 FX 사업 연기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동원(林東源)외교안보통일특보·신건(辛建)국정원장·정세현(丁世鉉)통일부 장관은 ▶과열경쟁으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외교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고▶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려는 시점에 FX 사업을 강행하면 북한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며▶반미 감정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동신(金東信)국방부 장관은 NSC 회의에서 사업을 연기할 경우 공군력 강화에 큰 차질을 빚는 데다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인도 하락이 우려된다며 예정대로 FX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홍(崔成泓)외교통상부 장관도 金장관과 입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X 사업 주무부처인 국방부는 최근 1차 평가 결과를 NSC 상임위원들에게 설명했다.

FX 사업에 참여한 4개 기종을 상대로 한 한국국방연구원(KIDA) 등 4개 기관의 1차 평가 결과는 미국 보잉사의 F-15K가 유력한 것으로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방부는 NSC 회의에서 FX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1차 평가 결과를 공개키로 했다.

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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