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韓人 102세 '방앗간 할아버지'기념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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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로스앤젤레스=연합]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36년째 떡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LA 코리아타운의 산 증인' 김명한(金明漢·102)옹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념관이 건립됐다.

남용재단(金옹의 아호를 딴 장학재단)은 지난 21일 코리아타운 올림픽가 서울국제공원 입구에 있는 방앗간 '김방아' 내부를 일부 고쳐 '남용 김명한 홀'을 만들고 金옹의 생일인 28일 개관식을 한다고 밝혔다. 장학재단 현판식도 함께 한다.

기념관(56평)은 한인 최초로 LA에 방앗간을 열어 번 돈으로 장학사업 등을 벌여 한인 사회에서 귀감이 된 金옹이 개발한 떡기계들과 사회활동 사진 등 1백여점으로 꾸며진다. 金옹은 1950년대에 가루를 빻고 떡을 익힌 뒤 고물까지 묻히는 제분기를 개발해 우리나라 정부의 실용특허를 얻었다. 그가 30여년간 빚은 떡은 쌀 30만여 가마니분에 달한다.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LA를 방문하고 있는 金옹의 4남 기순(66·남용재단 회장 겸 삼성전자 수석고문)씨는 "고국과 한인 사회를 위해 헌신하신 아버지의 뜻을 기리기 위해 작은 기념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66년 미국에 이민한 金옹은 청력과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으나 거동에는 불편이 없다. 그는 부인 배선명(89년 사망)씨와 7남 4녀 등 모두 1백여명의 자손을 뒀다. 하지만 자식들에게 신세 지지 않겠다며 혼자 살고 있다. 그는 90년부터 "사회에서 번 돈은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가난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경로잔치를 수시로 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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