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는 열대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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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올 봄에는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의 식기들이 식탁을 채우게 될 것 같다. 다채로운 색상의 큼직큼직한 패턴들이 그릇 위로 돌아온 것. 인테리어뿐 아니라 식기류의 디자인에서도 극적으로 절제된 선(線)을 강조하던 젠 스타일의 퇴조는 뚜렷이 나타난다.

㈜디자인하우스의 김은아씨는 "올 봄 식기 디자인에 있어서 '열대풍(tropical)'은 핵심 개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유리업체 코스타 보다의 튤리파 시리즈(사진)처럼 꽃무늬도 기존에 볼 수 있던 장미 등이 아니라 대담한 색상의 이국적인 꽃과 식물이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양 또한 장식적인 요소가 훨씬 더 가미됐다. 프랑스·이탈리아 등의 유명 식기업체가 내놓은 신제품 중에는 손으로 만든 듯 굴곡있는 모양의 그릇, 벌어진 꽃 모양의 화려한 컵과 같은 제품들이 눈에 띈다.

다양한 문화의 접목을 뜻하는 '크로스 컬처(cross culture)'도 중요한 흐름 중 하나다. 여러 업체에서 도자기로 된 삼각형이나 사각형 모양의 공기, 스테이크 등을 담아 먹을 수 있는 동양화 그림이 그려진 접시 등을 선보이고 있다.

행남자기 디자인실 김수진씨는 "서양 음식을 동양 식기에 담아먹는 등의 퓨전 스타일이 인기를 얻으면서 식기류에도 다(多)문화적인 요소를 담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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