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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성장은 독보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미 경제는 당분간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경제성장이 계속되고 증시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의 스테판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21일 한국 시장을 높게 평가했다.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이날 한국투신증권에서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최근 3년간 한국의 성장은 '독보적'"이라며 "한국 경제의 성장사례를 아시아 다른 국가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코노미스트의 시각으로 증시를 정확히 예상하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국 증시와는 달리 한국은 큰 폭의 상승을 하며 차별화에 성공했고 앞으로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한국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한 것은 외부 수요보다는 국내의 소비회복에 의존했기 때문인데 최근 들어 과열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수준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며 과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올해 세계 경제회복은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할 것이며 미국이 세계경제를 끌어 올리는 기존 패러다임(구도)은 끝났다고 진단했다. 로치는 "미국은 과잉 경상수지 적자 부담을 더 이상 지탱하기 힘들기 때문에 과거 누려왔던 고성장을 이룩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W자형의 경기 패턴인 '더블딥(double dip)'논리를 재차 강조한 그는 "미국은 지난 40년간 여섯번의 더블딥을 경험했는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조만간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여섯번의 침체 중 다섯번은 적어도 한 분기(3개월)의 반등 후 다시 미끄러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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