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 남은 3대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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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이 전체 일정의 4분의1을 소화했다. 당초 '이인제 대세론'이 초반에 승부를 결정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노무현 후보의 약진으로 2강 구도가 형성됐다. 후보들은 남은 경선을 세 가지 변수가 좌우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탈락 후보 더 생길까=지난주 김근태·유종근(柳鍾根)후보의 사퇴에 이어 지지율이 낮은 후보의 추가 탈락 가능성이 있다.

최하위(4.1%)로 처진 정동영(鄭東泳)후보는 "끝까지 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차차기를 위해서라도 갈 때까지 가야 하고,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이다.

한화갑(韓和甲)후보는 본거지인 광주에서 참패해 한때 사퇴설이 나돌자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당권마저 놓칠 수 있어 거취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중권(金重權)후보는 4월 초 대구·경북 경선까지는 가본다는 입장이다.

양강(兩强)구도로 갈 경우 선호투표는 무의미해진다. 유력후보로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전한 지역색=우려대로 지역구도가 대세를 좌우했다. 제주에서 3,5위를 차지한 노무현·김중권 후보는 울산에서 57.2%를 얻어 1,3위로 올라섰다. 17일 대전에서는 이인제후보가 67.5%의 몰표로 처음 1위에 올랐다.

광주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영남 출신 노무현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하지만 이것도 광주지역 선거인단으로선 '역(逆)지역구도'라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결과라는 분석이다.'광주에서 영남 후보를 찍었으니 영남에서도 지역구도를 극복하라'는 메시지란 것이다.

◇낮아지는 투표율=제주 85.2%·울산 71.4%·광주 81.0%·대전 71.2%로, 경선이 진행될수록 투표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대도시가 이 정도라면 강원과 경남북 등 투표하러 멀리까지 가야 하는 지역에서는 투표율이 얼마나 떨어질지 알 수 없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투표율이 낮아질수록 조직선거가 영향력을 발휘,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면 일반인 지지도가 높은 후보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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