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살아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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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결혼 5개월째인 주부 유채문(31)씨는 신혼 보금자리를 분당 신도시 구미동의 주거형 오피스텔 신영 시그마Ⅱ 27평형에 마련했다.

"불편한 점요? 난방 잘 되고 방음·채광 확실하고…. 아파트와 별로 다르지 않아 큰 불만은 없어요."

그럴 만도 하다. 발코니와 욕조가 없는 것만 빼고는 아파트 같다. 오히려 드럼세탁기와 가스레인지 등이 기본 옵션에 포함돼 있던 터라 혼수부담이 줄었단다. 하지만 발코니가 없어 빨래를 집안에 널어야 하고 방·거실 구분이 없어 손님이 묵을 때는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전용률이 55%로 실평수는 15평이 채 못된다.

이 오피스텔의 전체 입주자(1천90여실)중 60%는 주거용, 40%는 사무실용으로 쓰고 있다.

따라서 사무실 직원들이 퇴근하는 밤에는 규모에 비해 오가는 사람이 적어 적막한 느낌도 든다. 柳씨는 그러나 일반 가정과 사무실은 거주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조용해서 좋다고 한다.

柳씨가 무엇보다 흡족해 하는 것은 청소.

"일반 아파트는 복도·계단 청소가 입주자 몫이지만 오피스텔은 용역회사에서 처리하므로 맞벌이 부부들이 좋아할 만하죠."

관리비도 가구당 평당 5천5백원으로 비싸지 않다. 柳씨가 내보인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관리비 내역서에는 각각 13만6천3백70원, 14만5천7백70원이 찍혀 있다.

남편 이지원씨는 "지역난방·심야전기를 이용한 데다 지난해 말 관리인력을 많이 줄인 후 평당 5백~1천원은 절약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체육시설이 거의 없고 상가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단점이다. 환기시설도 보강돼야 할 항목으로 꼽는다."집안이나 복도쪽 환기가 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오피스텔 시세가 어떠냐는 질문에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현재 시세가 1억1천만~1억2천만원입니다.분양가가 1억1천6백59만8천원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손해나 마찬가지죠. 어차피 오피스텔은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사업이 목적이라지만 값이 오르지 않다니 이상해요."

하지만 만약 柳씨가 직접 살지 않고 임대를 줬다면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70만원씩 연 8% 정도의 수익은 챙길 수 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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