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강할수록 자살충동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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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일조량이 많을수록 자살 충동이 커진다는 외국 연구결과가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지난해와 2000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자살기도 건수를 분석한 결과 겨울에 가장 적다가 봄철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늘어 여름에 최고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자살기도 건수(2천6백10건·사망 1백36명)는 1월 2백12건에서 3월 2백41건으로 서서히 늘다 7월엔 2백63건으로 피크를 이뤘다. 10월(1백91건)과 12월(1백54건)엔 크게 수그러들었다. 2000년에도 1월 2백9건이던 자살기도가 5월 2백18건,7월 2백75건, 12월 1백85건 등이었다.

한편 미 하버드대 보건대학의 디미트리오스 트리코풀로스 박사는 최근 의학전문지 '역학(疫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미국·독일 등 세계 20여개국의 자살률이 공통적으로 일조량이 많은 초여름에 가장 높았다고 밝혔었다.

트리코풀로스 박사는 "자살이 인체의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멜라토닌은 대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며 햇볕이 들면 분비가 줄어들고 밤에는 낮보다 10배 가량 늘어나 졸음을 유발한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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