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함이 집안에 가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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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아파트는 자칫 삭막한 잿빛 주거지일 수있다. 살기 편할지는 모르지만 흙을 밟을 기회가 드물어 나도 모르게 마음은 대지에서 멀어지는게 아닌지….

그러나 아파트에서도 가꾸기에 따라 잃어버렸던 자연의 느낌을 어느정도 되찾을 수있다. 이봄에는 이렇게 해보자. 베란다와 현관 코너에 미니 화단을 마련해보자.

따사로운 햇볕 속의 초록식물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파릇파릇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베란다 면적에 좁다면 화분 몇개에 잎과 줄기가 멋지거나 예쁜 꽃이 피는 화초 3~6그루 정도를 심어두면 된다.

베란다 면적이 넓고 식물 기르기에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경우는 화단을 꾸미는 것도 효과적이다. 화단의 높이는 15~20㎝로 정하고 테두리에 벽돌이나 각목 등을 고정시켜 흙받이를 마련한다. 바닥에 물빠짐판과 부적포를 깔고 흙을 넣은 다음 식물을 옮겨 심는다. 흙이 드러나지 않도록 덩굴식물이나 이끼 등으로 덮은 후 조약돌이나 나무 껍질등으로 장식한다. 흙 화단 관리가 번거롭다면 수경재배도 있다. 시원한 느낌을 주므로 여름철에 더욱 권할만하다. 투명한 용기에 자갈이나 수경재배용 구슬, 맥반석 등을 깔고 식물을 심은 다음 물을 붓는다.

미니화단에 어울리는 꽃들은 많다. 거베라는 자주, 진홍빛 꽃송이가 초봄부터 초겨울까지 오랫동안 꽃이 피는 다년생 화초다. 그윽한 향과 개성 강한 빛깔로 겨울실내를 화사하게 만든다. 온도가 떨어지면 물을 조금씩 주다가 한겨울에는 줄기를 반 정도 잘라내고 반 그늘에 둔다.

피토니아는 고온다습한 곳을 좋아한다. 빛이 드는 거실 창가에 두고 물은 3일에 한 번 흠뻑 준다. 번식력이 강해 잎줄기를 비스듬히 잘라내 흙 속에 심어두어도 뿌리를 내린다.

연하고 부드러운 잎줄기가 옆으로 퍼져나가는 세레기레라는 항상 촉촉하고 산뜻한 느낌. 물이 잘 빠지는 행잉 바스켓에 걸어 잎줄기를 늘어뜨려도 멋있다. 반 그늘에서 물은 4~5일에 한 번 정도 준다.

온도에 상관없이 어느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테이블 야자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 화분의 흙이 마를 때마다 물을 흠뻑 준다. 수경재배로 기를 수도 있다.

바질은 향신료로 가장 많이 쓰는데 소스를 만들 때나 샐러드 스파게티 요리에도 좋다. 햇빛이 많이 쪼이는 곳에서 잘 자란다. 자그마한 보라색 꽃이 은은한 향기를 내는 라벤더는 정신을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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