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 비용은 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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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어린이 소비자 짱 여러분, 안녕?

어린이한테 '소비자'라는 말을 붙이니까 어색해? 하지만 어린이들도 엄연한 소비자란다.

너는 혹시 삶의 하루 비용이 얼만지 생각해 본 적 있니? 지금 아줌마와 같이 계산해 보면 아마 깜짝 놀랄걸?

우선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생각해 보자. 너 아침밥 먹었지? 물론 엄마께 밥값을 드리지 않겠지만 똑같은 음식을 밖에서 사 먹었다고 생각해 보렴.

밥 먹은 다음에는 양치질을 했지? 치약 값, 칫솔 값은 얼마니? 만약 칫솔이 1천5백원이고 칫솔 하나를 석 달(90일) 동안 사용한다면 하루에 사용하는 칫솔 값은 약 17원(1천5백원÷90일)이 되지.

같은 식으로 치약 값도 계산해 봐. 2천7백원짜리 치약을 세 식구가 한달 동안 사용한다면 네가 하루 동안 사용하는 치약의 값은 30원(2천7백원÷30일÷3명)이 되지.

네가 오늘 쓴 노트랑 연필·크레파스·책가방·옷·신발 등의 가격도 계산해 봐. 앞에서 한 것처럼 처음 구입한 가격을 사용 날짜로 나누면 돼. 또 학원비·학습지 비용·컴퓨터 사용료·교통비·전기값·물값 등도 계산해 봐. 네가 쓰는 방과 화장실 값도 계산해야지.

여기에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매일 매일 소비하는 것도 많아.길·공기·신호등·운동장 등의 시설물들까지 정말 끝이 없겠지?

아줌마는 너희가 어른 못지 않은 엄청난 소비자라는 걸 말해 주고 싶었어.

요즘 "부~자 되세요"라는 TV 광고가 유행이야. 부자가 된다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지? 아줌마는 너희가 진정한 부자로 자랐으면 좋겠어. 돈과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그 흐름을 읽으며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내는 사람 말이야. 아줌마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현명한 소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 앞으로 아줌마랑 그 방법을 알아 보지 않을래?

배순영 박사

<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생활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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