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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미국 G20 때는 피츠버그 인구 적어 혼란 덜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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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9월 24~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도 개최 장소 인근 상업시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그래도 큰 혼선이 없었던 것은 피츠버그가 상주 인구 31만 명, 출퇴근 인구 20만 명으로 서울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은 덕분이었다.

피츠버그의 통제구역은 개최 장소인 ‘데이비드 로런스 컨벤션 센터’를 중심으로 ‘핵심 통제구역’(G20회의 관계자 외 접근 금지)과 ‘차량 통제구역’(일반차량 접근 금지)으로 나뉘었다. 버스·택시도 차량 통제구역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따라서 일반인은 핵심 통제구역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차량 통제구역으로는 검문소를 거쳐 걸어 들어가야 했다.


상업시설에 대한 강제 휴무 조치는 없었지만 통제구역이 엄격하다 보니 구역 내 점포 대부분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휴무를 선택했다. 당시 점포를 닫았던 프랜틀 베이커리의 라라 브룬 사장은 “고객 3명 받자고 직원들 보고 새벽 4시에 일어나 나오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업무시설도 영향을 받았다. 임직원 5000명의 ‘하이마크 보험사’를 비롯해 많은 기업이 회의 이틀간 휴무했다. 카네기 박물관과 통제구역 내 은행·관공서도 대부분 이틀간 문을 닫았다. 5번가의 메이시 백화점은 회의 기간에도 문을 열었다. 보안구역(6~11번가) 바깥에 있었기 때문이다. 암트랙(기차)도 회의 기간 통제됐다. 암트랙 승객들은 다른 기차로 갈아타는 것만 허용됐고, 피츠버그 역에서 타거나 내리는 것은 금지됐다. 장거리 고속버스인 그레이하운드 역시 회의 기간 피츠버그 시내에 있는 정거장에서 16㎞ 떨어진 매키스포트 지역에 임시 정차장을 마련했다. 피츠버그 시내 전역의 모든 주차장엔 회의 하루 전부터 회의가 끝날 때까지 사흘 동안 주차가 금지됐다. 이처럼 교통이 불편해지자 회사원 중 아예 출퇴근을 하지 않고 회사에서 자는 사람이 늘면서 침낭 판매가 평소보다 세 배 늘기도 했다.

피츠버그 G20 회의 당시 시내 통제구역은 회의 기간을 한 달도 채 안 남긴 상태에서 확정됐다. 피츠버그 상인연합회는 회의 기간 ‘점포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알리기도 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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