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 인사개입 배후 밝혀라" : 한나라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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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은 7일 아태재단 상임이사를 지낸 이수동(李守東)씨 비리 의혹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李씨 비리는 어떤 식으로든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 및 아태재단 부이사장인 DJ 차남 홍업씨와 연결돼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총재실 관계자는 "李씨 계좌는 현 정권엔 판도라의 상자다. 우리가 압박하면 정권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 문제를 집중 부각해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쏟아지는 '빌라 의혹'을 희석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는 듯하다.

한나라당은 우선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李씨의 인사 개입 의혹과 정부 사업 발주 개입설을 '국정 농단'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주요 당직자들은 일제히 "李씨의 배후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청와대를 겨냥한 공세다. 대변인단은 성명과 논평을 네개나 쏟아냈다.

이강두(李康斗)정책위의장은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검찰·국세청·경찰·군에 대한 李씨의 전방위 인사 개입 혐의가 드러났다"며 "이제는 아태재단 비리와 청와대의 숨은 몸통에 대한 전모를 밝힐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李씨가 나라를 쥐락펴락한 것은 아무리 대통령의 40년 집사에 금고지기라도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權전고문의 정치자금 문제와 아태재단에 대한 공격도 계속했다. 여기서도 공격 방향은 DJ 일가로 모아졌다.

"權씨가 '내 주머니는 정거장'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출발역과 종착역은 어디인지 밝혀라"(李康斗정책위의장), "DJ 일가는 아태재단과 절연하고, DJ는 아태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 국세청 세무조사를 지시해야 한다"(南景弼대변인)고 요구했다.

이명재(李明載)검찰총장 취임 후 자제해온 검찰에 대한 비난까지 토해냈다. "정거장에 너무 많은 돈이 모였는데도 李총장이 정치적 손익을 계산해 權전고문에 대한 수사를 주저하고 있다"(李在五총무)며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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