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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딜러는 고객 마인드가 가장 중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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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우모터스 정세림 사장

"수입차 딜러 사업은 '고객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하는 고객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올해 국내 수입차 판매가 처음으로 2만대를 돌파하면서 딜러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재벌가 2,3세 들이 너도 나도 수입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을 정도다. 이들 수입차 딜러들은 좋은 브랜드를 들여다 팔기 때문에 '땅짚고 헤엄치기'라는 평도 받는다. 하지만 이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아 남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천우모터스는 짧은 국내 수입차 역사에 18년이라는 적지 않은 이력을 갖고 있는 업체다. 현재 도요타 렉서스 이외에 연예인들이 주로 타는 스타크래프트밴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렉서스 등 1000대를 팔았다.

수입차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천우모터스 정세림(45) 사장을 만나 딜러 사업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그는 BMW와 함께 수입차 시장 1,2위를 다투는 렉서스 돌풍에 대해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렉서스이지만 고객에게 겸손한 자세로 다가간 것이 한국 시장에서 먹혀든 것 같다"고 말했다.

천우모터스 렉서스 매장에선 '1 stop 3S'가 가능하다.매장 한곳에서 판매(sales), 서비스(service), 부품.정비 분야(spare parts)가 공존하도록 설계했다.또 매장에 들어서면 널찍한 고객 휴게실이 보인다. 여기엔 수백만원대 최고급 안마기 4대를 갖춰 놓고 있다. 또 다른 방에는 고객이 편히 쉴 수 있는 소파와 함께 대형 플라즈마TV를 갖춰 놓았다. 그만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천우의 수입차 사업 시작은 80년대 초반 부터다. 당시에는 외산차 수입이 법으로 금지돼 있어 주한 외교관들이 2년이상 한국에서 근무한 뒤 외산차를 들여 온 것을 일부 특권층에게 중고차로 판매한 것이 사업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90년대 중반 수입차가 허용되며서 천우는 98년 연예인들이 주로 타고 다니는 스타크래프트밴 딜러권을 따냈다. 2001년에는 4륜 구동으로 유명한 랜드로버와 럭셔리 세단인 재규어 딜러를 하기도 했다. 렉서스는 지난해부터 9월부터 시작했다. 정사장은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물산에 근무했었다.

-수입차 딜러 사업은 어떤 겁니까.

"딜러는 철저히 소매업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대형 유통사업이 아니죠. 그런 점에서 미국의 경우 백화점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딜러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판매에서 이익을 내기 보다는 서비스에서 이익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그런 점에서 비슷해질 겁니다."

-딜러를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은.

"우선 재무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각종 재무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죠. 재고관리도 그런 측면에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엔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브랜드를 이해해야 그 제품을 찾는 고객의 특성을 알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고객을 만날때 옷차림도 그런 이해에서 나옵니다. 영어라던지 어학은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닙니다."

-렉서스가 잘 팔리는 이유는 뭡니까.

"우선 차가 좋습니다. 여기에 고객을 응대하는 방법이 다른 수입차 업체와 다릅니다. 또 적정수의 딜러들이 영역을 나눠 영업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직까지는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천우모터스의 경우 지난해말 수입차 업계 최초로 항공사 마일리지 개념의 '노블리안 멤버쉽'을 도입했지요. 고객이 신규 고객을 소개시켜주면 2배의 포인트를 주는 데 상당히 호응이 좋습니다."

-일부에서는 수입차 딜러는 좋은 차를 수입해서 파는 일이라 '땅짚고 헤엄치기'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딜러사업이 밖에서 보면 만만하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차를 팔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입니다.그 다음엔 그 차에 맞는 고객 분석이 뒤따라야 합니다. 고객 상대 역시 쉬지 않습니다.그리고 점점 경쟁업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사업 시작 초기에 최소 100억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서울 시내 중심가에 100평 이상의 땅을 찾고 건물을 짓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각종 정비시설이나 재고 유지도 만만한 것이 아니죠. 게다가 딜러는 원가를 조정할 수 없습니다.정해진 원가 내에서 이익을 내야 하는데 투자액 대비 10% 정도 매년 이익을 남기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입차 시장은 여전히 초기 성장단계라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어려움을 꼽는다면.

"우선 고객들이 수입차에 대한 서비스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렉서스가 정숙성으로 유명한데 그런 정숙성에 대한 고객들의 기준이 천양지차(天壤之差) 입니다. 주관적인 판단으로 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단순히 '조용하지 않는 것 같다'며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다른 리스크는 건물을 지을때 간단한 서비스를 해 줄 별도의 공간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작은 공장이 들어간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딜러 사업을 접고 다른 용도로 건물을 사용할때는 어려움이 많습니다.주의해야 할 요소입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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