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인·아웃판정 헷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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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잉글랜드와 서독이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 전·후반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에 들어간 지 11분 만에 잉글랜드팀 조프 허스트의 골이 터졌다.

회전을 강하게 먹은 그의 슛은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라인 근처에 퉁긴 뒤 그라운드로 다시 튀어나갔다. 선심은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며 골로 판정했다. 서독은 강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잉글랜드는 페이스가 흔들린 서독을 4-2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다. 허스트의 이 골은 이후 수십년간 논란을 빚었는데, 허스트가 지난해 출간된 자서전 『1966년의 모든 것들』에서 "솔직히 말해 골인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힘으로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수십년간 축구로 '밥을 먹고 산'전문가들도 헷갈린 골인의 판정 기준은 무엇일까.

프로축구연맹 이상용 심판은 "공이 크로스바와 평행하게 그려진 너비 12㎝의 골라인을 완전히 벗어나 네트 쪽으로 굴러들어가야 골"이라고 말한다. 단 1㎝라도 골라인에 걸쳤다면 골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라운드 양 측면의 터치라인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선수가 몰고가는 공이 터치라인에 물렸더라도 완전히 벗어나지 않으면 경기의 진행상태(ball in play)는 유지된다.

그라운드 안에 정상적으로 떨어진 코너킥에 주심이 아웃 판정을 내리는 장면도 축구에서는 가끔 목격된다. 이는 공이 공중에서 골라인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공이 코트 바깥으로 나가도 바닥에 닿기 전에 되던지면 괜찮은 농구나, 타구가 파울라인 바깥에 떨어져도 베이스 안쪽으로 다시 들어오면 세이프가 되는 야구와 다른 점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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