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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토건 고재일 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27년간 공인회계사 생활을 하다 1995년 건설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말렸다. 왜 그 위험한 업종에 뛰어드느냐며.동일하이빌이란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대형 건설회사들과 경쟁하겠다고 선언했을 때도 업계에선 "풋내기 업체가 무슨 브랜드냐"며 비웃기까지 했다.

동일토건 고재일 사장(63·사진). 그는 이런 우려와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매출 1천9백50억원, 경상이익 5백94억원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 2천3백50억원, 경상이익 3백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아파트 공급계획 물량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5천3백여가구에 이른다.

동일은 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언남리 1천8백여가구 동일하이빌 분양으로 일약 유명 브랜드로 성장했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던 99년 5월에 분양,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1차분은 지난해 9월 입주했고 2차분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그래서인지 高사장은 이 단지에 애정을 많이 쏟는다. 봄기운이 배어나오는 지난 25일 이 아파트를 찾았을 때 그는 조경시설을 점검하고 있었다.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답게 지상은 온통 나무와 놀이터·공원이었다. 1백여종의 크고 작은 나무로 꾸민 5개 공원과 실개천, 수영장·사우나·스쿼시장·헬스클럽 등을 갖춘 1천2백여평의 스포츠센터는 여느 단지와 달랐다. 마치 고급 콘도에 온 느낌이었다.

高사장은 환경 친화형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조경시설에 당초 계획보다 70억원을 더 썼다고 했다. 지금도 잘못된 곳이 있으면 수시로 고친다. 직원들이 "그만 비용을 들이시죠"라고 볼멘소리를 하면 "분양만 하면 끝이 아니야. 입주 후에 더 신경을 써야 최고 아파트가 되는 거야"라며 야단친다.

동일토건은 요즘 입주자를 대상으로 만족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한국갤럽에 맡겼다. 高사장의 '소비자 제일주의'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정말 바쁘다. 사업부지 선정·상품 기획은 물론 현장의 조그마한 일까지 꼼꼼하게 챙기니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 설 연휴에는 독일·스웨덴 등의 주택시장을 둘러보고 건축자재와 인테리어 동향을 살폈다.

올해 서울 목동·방배동과 용인 동백·신봉, 천안 불당지구 등지에서 기존의 유명업체들도 깜짝 놀랄 만한 최고급 아파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일본의 개발전문업체인 FJ도시개발공사와 손잡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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