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월드컵] 초반부터 별들의 전쟁 … 놓치면 후회할 빅매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포르투갈의 간판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8일(한국시간) 남아공 마갈리스버그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0억 지구촌 축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11일(한국시간) 개막한다.

전 세계 203개 국가가 대륙별로 지역 예선을 치러 32개국만이 본선에 올라왔다. 브라질·스페인·아르헨티나·잉글랜드·독일 등 전통의 강호들은 우승을 목표로 100%의 전력을 쏟아낸다. 사상 처음 월드컵에 출전하는 슬로바키아,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 등 모든 팀이 저마다 사연과 목표를 가지고 도전장을 던진다. 조별리그 48경기를 비롯해 결승전까지 열리는 월드컵 64경기는 하나 하나가 각본 없는 드라마다.

개최국 남아공은 11일 오후 11시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개막전을 치른다. 역대 18번의 월드컵에서 개최국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94년 미국 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4개 대회 연속 16강에 진출했다.

아프리카 응원 열기도 또 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100데시벨(dB)이 넘는 소음을 토해내는 부부젤라는 논란 끝에 경기장 반입이 허가됐다.

잉글랜드는 13일 루스텐버그 로열 바포켕 경기장에서 미국을 상대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60년 전 열린 50년 브라질 대회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미국에 0-1로 패하는 망신을 당했다. 당시 뉴욕 타임스 편집자는 ‘미국 1-0 잉글랜드’라고 타전된 외신을 믿지 못해 ‘미국 1-10 잉글랜드’라고 제목을 다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후 두 나라는 월드컵에서 마주친 적이 없다.

미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빈 경험이 있는 알티도어, 뎀프시, 도노번 트리오가 다시 기적을 만들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웨인 루니가 공격을 이끈다. 주축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의 부상이 변수다.

남아공 경찰 당국도 이 경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역 조직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가 지난 4월 테러를 경고했다.

유럽과 남미에 이어 현대 축구의 제3의 물결로 등장한 아프리카의 도전도 관심사다. 가나는 24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전차군단 독일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 핏줄을 나눈 형제가 서로 다른 팀으로 출전하는 것도 이채롭다. 케빈 프린스 보아텡(23)과 제롬 보아텡(22)은 가나계 독일 태생이다. 형 케빈은 아버지의 나라 가나를 위해, 동생 제롬은 자신이 태어난 독일 대표로 뛴다.

25일 더반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포르투갈의 맞대결은 조별리그 최고의 빅카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브라질이 1위, 포르투갈이 3위다. 프리메라리가 스페인에서 함께 뛰고 있는 카카(브라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맞대결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포르투갈 미드필더 데쿠는 조국과 대결하는 운명을 맞았다. 데쿠는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2003년 포르투갈에 귀화했다. 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컵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 때문에 국적을 바꿨다. 벌써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A매치 71경기에 뛴 데쿠는 자신의 가치를 몰라준 ‘삼바 군단’과 일전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인 일본, 허정무 감독에 앞서 한국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핌 베어벡 감독이 지휘하는 호주의 경기도 한국 팬들의 특별한 관심을 모은다.

루스텐버그=이해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