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간신히 과반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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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간신히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게 될 것 같다.

학력 허위 기재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이상락 의원이 국회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의 사퇴서가 9일 오후 열릴 본회의에서 처리될 경우 열린우리당의 의석수는 151석에서 150석으로 줄어든다. 전체 의석수가 299석인 것을 감안하면 정확하게 과반에 턱걸이한 셈이다.

턱걸이 상태인 과반 지위에도 조만간 더 큰 위협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법 위반 등과 관련해 2심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신계륜(申溪輪) 오시덕(吳施德) 의원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도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사퇴서 제출을 만류했지만, 결국 '명예롭게 그만두고 싶다'는 이 의원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걸(李鍾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어쩔수가 없다. 대책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의원의 사퇴로 인한 대책이 논의됐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 참석자는 "내년 재보궐선거에 나설 후보를 잘 뽑자는 정도의 의견이 교환됐다"며 "현재 자천타천으로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초쯤에는 어느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이 이 의원의 사퇴를 계기로 향후 대야(對野) 강경책을 택할 가능성도 감지된다. 원내 과반을 유지할 때 각종 개혁입법을 마무리 짓자는 주장이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 의원의 사퇴서 제출로 과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앞으로 원내에서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모든 것을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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