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국 공격 좋았지만 수비 구멍 생겨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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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14일(한국시간) 한국축구대표팀과 우루과이 평가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일본의 한 기자는 "한국 7번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그 선수가 송종국"이라고 대답하자 일본 기자는 "그래서 수비가 흔들렸군"이라고 말했다.

경기 직후 "꼭 이겨야 한다면 송종국의 제 위치는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수비수 가운데 어디였나"라는 질문에 히딩크 감독은 "어려운 질문인데 꼭 이겨야 한다면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겠다"고 대답했다.

북중미 골드컵과 미주 전지훈련을 통해 이천수·박지성·최태욱으로 플레이메이커 실험을 거듭했던 히딩크 감독이 송종국을 통해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결과를 얻은 것이다.

송종국은 투톱으로 나선 김도훈·이동국에게 날카로운 볼 배급은 물론 전반 16분 아크서클 앞에서 얻은 프리킥 키커로 나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통렬한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공백은 수비라인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스리백으로 나선 심재원·이임생·최진철은 상대 공격수보다 느린 발과 팀에 새로 합류한데 따른 적응 미숙으로 상대에 여러 차례의 기회를 내줬다. 특히 공격시 상대 진영까지 넘어갔던 이임생·최진철은 상대가 후방에서 최전방으로 한번에 연결하는 속공 때마다 상대 공격수를 따라잡지 못해 위험한 순간에 직면했다. 수비수로서는 발빠른 송종국과 김태영이 나섰던 그동안의 경기에서는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었다.

멀티 플레이어 송종국의 진가를 확인한 우루과이 평가전은 히딩크 감독에게는 송종국의 활용에 관한 새로운 숙제를 던져준 한판이었다.

몬테비데오=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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