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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등 놓고 기관 목소리 커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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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왔다. 상장사인 넥센타이어와 등록업체인 삼영열기가 15일 주총 개막 테이프를 끊는데 이어 12월 결산 상장사 5백70개사와 등록업체 6백87개가 3월 말까지 잇따라 주총을 연다.| 올해 정기 주총은 지난해보다 이슈가 적은 편이고, 증시활황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만큼 총회꾼들의 목소리도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참여연대가 예전과는 달리 주주제안이나 표대결을 삼간 채 질의응답식으로 주총에 임하기로 결정해 조용한 주총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참여연대가 올해부터 금융기관의 주총에 적극 참석하기로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외환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앞당겨진 주총=많은 업체들이 주총일자를 예년보다 훨씬 앞당겼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3월 한달 동안 집중적으로 주총을 열었다. 특히 지난해는 삼성전자 주총이 열린 3월 16일에 상장·등록업체 3백62개사가 한꺼번에 주총을 열 정도였다.
그러나 전산시스템 정비로 회계처리 기간이 단축된데다 주총이 늦어지는 데 따른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체들이 주총을 서둘러 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삼성SDI 등 상당수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이달 28일 주총을 개최한다.

<표 참조>
◇기관투자가 제 목소리 낸다=그동안 투자신탁회사들은 보유 지분만큼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외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이사선임·배당금·대규모 사업계획 등을 세밀하게 따지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래서 경영권분쟁이나 경영진과 주주간의 표결 다툼이 벌어져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은 엄정중립을 지키기 일쑤였다.
그러나 투신사들은 올해부터 기업의 경영실적과 배당계획 등을 따지는 것은 물론 기업들의 부당경영에 제동을 걸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업체 50개사 중 경영상 문제점이 눈에 띄는 업체의 주총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한국투신은 계열사 편법지원·기업설명회 미흡 등의 요인으로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은 업체 7~8개사를 선정하고, 15일께 질의서를 해당 업체에 발송한다.
현재 한투의 블랙리스트에는 계열사에 수백억원을 지원한 D사와 기업설명회(IR)를 제대로 열지 않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H사 등이 올라가 있다. 한투는 이들 업체들의 답변 내용이 신통찮으면 주총에 참석해 표결까지 강행할 방침이다.
대한투신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4백여개사 중 발행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거나, 펀드내 주식중 0.5% 이상을 차지하는 업체의 주총을 눈여겨 볼 계획이다. 대한투신은 이들 업체 중 기업 투명성 시비가 있거나 주가지수 수익률보다 주가상승폭이 낮은 업체에는 질의서를 보낼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삼성투신도 지분 1% 이상을 보유한 업체 20개사의 주총에 적극 참석할 방침이다.
◇배당성향은 증가=지난해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배당금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기순이익 중에서 차지하는 총배당금 비중(배당성향)은 지난해보다 커질 전망이다. 이는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순이익 중 상당금액을 배당금으로 내놓았기 때문.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말배당으로 주당 2천5백원을 내놓았지만, 올해는 1천5백원으로 줄였다. 2000년도에 비해 지난해 순익이 51.6% 줄어들었지만 배당금 감소폭은 이보다 낮은 40%에 그쳤다. 따라서 지난해 배당성향은 2000년도에 비해 3%포인트 올라갔다.

<표 참조>
또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2000년에 비해 배당금액을 높였고, 포항제철은 2000년도와 같은 2천5백원으로 결정했다.
이희성·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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