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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그룹 후계 가시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현대자동차는 7일 부사장 3명을 포함, 이사대우 이상의 임원 1백9명을 승진시키는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인사를 했다. 현대차측은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반영, 연구개발(R&D)·생산·국내영업·해외영업 등 현장 각 부문 인원을 골고루 승진시켰다"고 설명했다.

<명단 31면>
이번 인사에서는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32)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현대차 그룹의 후계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鄭전무는 1999년 말 현대차 이사로 입사, 지난해 1월 상무로 승진해 구매 업무를 맡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영업본부 영업지원사업부장을 담당하는 등 경영수업을 쌓아 왔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손이기도 한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 샌프란시스코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일본 이토추 상사 뉴욕지사에서 근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올해 세계박람회 유치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그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몽구 회장이 최근 '앞으로 10년간 경영을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는 데다 정의선 전무는 공장·연구개발·수출·전략기획 등 거쳐야 할 분야가 많아 경영 수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인사에서는 부장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하기 위한 최소연한(5년)을 무시하고 부장 3년차에서 이사대우로 승진한 경우가 있어 정몽구 회장식의 '승진 연한 파괴'를 보여줬다.
이번 인사에서 김상권 연구개발부본부장과 성병호 해외영업본부장·전복길 AS본부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이들 외에 전무 9명·상무 19명·이사 33명·이사대우 45명이 나왔다.
이충구 사장 사의표명
한편 이번 인사를 앞두고 이충구(57·연구개발본부 및 상품기획총괄본부 담당)사장이 지난주말 사의를 표명하고 7일 현재까지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사장의 사표가 수리될 경우 현대차는 김동진 총괄사장이 모든 업무를 관장하게 될 전망이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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