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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비장애인 대화 모임 '화요카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팔을 활짝 벌리면서)이따만큼 행복해요."
5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경원사회복지회 부설 여성 장애인 성폭력상담소.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주부·학생들이 녹차와 과일·떡을 앞에 두고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의 몸'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이들은 청진기를 번갈아 배에 대고 "와!'꾸르륵~'소리가 나네"라며 탄성을 지른다.
매주 화요일 오후 이곳에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모임인 '화요카페'가 열린다.
다과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서로 닫힌 마음을 열자는 취지로 지난달 22일 시작, 매주 10~30명이 모인다.
장애인 복지 문제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지만 이들에겐 만남 자체가 뜻깊다.
장애인에겐 재활 의지를 북돋워 주고, 비장애인들에게는 편견을 해소하는 장이 되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화요카페'는 장애 종류별로 구분해 열린다.
지난달 22일 첫 모임에는 성남 시각장애인협회와 정신지체 장애아 교육시설인 혜은학교의 장애인 32명과 성남여고 여학생 6명 등 비장애인 27명이 참석했다. 지난달 29일엔 정신지체장애인 10명·청각장애인 2명과 비장애인 4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세번째 모임인 이날은 성남 장애인종합복지관 정신지체 장애인 9명과 주부·대학원생 등 10여명이 만났다.
모임에 참석한 정신지체 2급장애인 문찬미(21·여)씨는 "자주 밖에 못나가서 쓸쓸했는데 친구를 사귈 수 있어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주부 오금자(37·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씨는 "장애인을 볼 때마다 어색했는데 가볍게 차를 마시며 '카페'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거부감이 사라진다"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이런 시간을 자주 갖다 보면 서서히 의식이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담소장 한영애(52)씨는 "고정관념이야말로 장애인의 가장 큰 장벽"이라며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031-755-2526.
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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