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α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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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은 31일 '이용호 게이트'의 몸통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씨의 '윗선'을 겨냥했다. 이용호 게이트 특검의 수사초점이 이용호씨의 조흥캐피탈 인수 쪽으로 향한데다 "이형택씨만으론 조흥은행에 대한 입김이 어렵다"(李在五총무)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상기시켰다. 李의원은 당시 "이용호씨가 조흥캐피탈·레이디가구·KEP전자 등 알짜배기 회사 10여개를 인수했는데 권력실세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으나 李씨는 부인한 바 있다.
李총무는 "지난해 여름 제주도 여행을 간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金대통령의 장남 김홍일(金弘一)의원이 제주도에서 이용호씨를 만났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한나라당의 '윗선 공세'는 전방위적이다. 주요 당직자들은 국회에 '대통령 친인척 비리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오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특위 구성을 제안할 것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이형택씨가 'DJ비자금'을 관리했던 인물임을 감안할 때 이 자금의 출처와 사용처에 의혹이 가는 부분이 많다"(李康斗정책의장)면서 비리자금의 사용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이용호 계열사'가 유상증자해 발행한 주식수가 1억4천만주나 되는 등 주가조작으로 수천억원을 챙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용호 게이트 관련 핵심 인물들이 잇따라 해외로 도피한 데도 의혹을 제기했다."이용호를 대신해 정·관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큰 그의 장인 崔모씨는 5개월 전 출국했고, 金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와의 관련설이 나도는 모 방송사 부장도 지난해 말 호주로 떠났다"(南景弼대변인)는 것이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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