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상의·EU상의 등 대북 진출 다시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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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주한 외국기업들이 북한 진출을 위해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남북한 정상회담이 열린 2000년 하반기부터 현지 투자를 본격적으로 타진해 왔으나 이후 남북 및 북.미 관계가 얼어붙고 지난해 9.11 미국 테러사태가 나는 바람에 주춤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나 주한유럽연합상의(EUCCK).한국외국기업협회 등 외국경제단체들은 북한에 진출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다시 하고 있다.

이들 경제단체들은 2년 전에 만들었던 단체 산하 북한위원회와 방북 투자 조사단 활동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한EU상의는 오는 9월 17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기술산업기반전(ITIE)박람회에 50여개 회원 기업 관계자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주한EU상의는 방북 희망 EU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장자크 그로아 EU상의 북한위원장은 "지난해에도 간헐적으로 한두개 EU상의 멤버 회사들이 북한 투자 타진과 경협 등을 위해 방북했다"며 "평양서 열릴 행사엔 독일의 전시회전문업체인 MMI 등 유럽기업들이 상당 부문 관여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단 방북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U상의는 현재 북한이 유럽국가들과는 외교관계도 복원한 데다 이미 일부 기업들이 북한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어 분위기만 살아난다면 유럽기업들의 방북이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암참 역시 여건만 조성된다면 북한과의 협상에 다시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 방한한 스티브 반 앨런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회원들의 북한 방문이 여러차례 좌절됐지만 북한 투자와 현지 기업 활동은 여전히 중요한 관심사"라며 북한과의 경협 재개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20~30여명으로 구성된 방북단 파견을 추진해오다 9.11 테러로 잠정 보류한 한국외국기업협회도 북한과의 실무접촉을 재개할 방침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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