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가족사랑 대상수상자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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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중앙일보는 가족사진을 공모해 매주 중앙일보 패밀리면에 게재하고 있다. 그 '찰칵! 가족사랑'의 월 최우수 수상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 수상자 이동진씨

동국대 영상정보통신대학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이동진(27)씨. 이씨는 조부모님을 찍은 "임자 손 한 번 잡아보자고"(https://www.joongang.co.kr/society/200411/09/200411091811349001300038003810.html)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주기중 중앙일보 사진부장은 심사평에서 "가족간 사랑의 폭과 깊이가 느껴지는 수작입니다. 사진을 보면 세상이 환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라고 평했다.

동국대 노천카페에서 만난 이씨는 "별로 큰 것도 아닌데 인터뷰하러 오시니"라며 마냥 쑥쓰러워한다. 이씨는 부산 경성대 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한 후 동국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카메라를 항상 휴대하며 사진을 찍은지는 4년째. 휴렛팩커드 사진공모전, 한국사진작가협회 주최 공모전 등에 수 차례 당선되기도 했다.

이 사진은 지난 설에 경주 조부모님 댁에 나려가 찍은 사진. "경주에 갈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가긴 했지만 정작 할아버지, 할머니 사진을 찍어드린 적은 없었어요. '이번엔 두 분 모셔놓고 사진 찍어드리자' 생각했죠. 그런데 옛날 분들이어선지 카메라 앞에선 어색하게 자세가 굳어 버리는 거에요. 가족들은 맞은편에서 다 보고 있고. '손 좀 잡아보시라'고 했죠. 어색해 하시는 걸 어머니가 다가가 손을 쥐어 잡아드렸더니 이런 표정이 나왔어요."

▶ 수상작 "임자, 손 한번 잡아보자고."

어느 가족에게나 있을 법한 생생한 상황이다. 이 사진이 좀더 인물에게 집중된 느낌을 주는 것은 조리개를 완전히 풀어 배경을 밝게 날렸기 때문이라고 이씨는 설명했다. 월 최우수상자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이 주어진다. 이제 곧 방학인데, 이 상품을 어떻게 쓸지가 궁금했다.

"사진의 주인공이고 제게 수상의 영예를 준 할아버지, 할머니 효도관광 보내드리고 싶지만 여든이 넘으셔서 인근 나들이도 힘들어 하시더라구요. 부모님께 드릴 작정입니다. 카메라도 장만해 주셨는데, 그동안 공모전에 입상하면서도 용돈이라고 드려본 적 없어 늘 죄송했거든요."

속이 깊다. 가족사진 공모전 당선이란 사진실력으로만 되는 게 아닌 모양이다.

"가족은 힘들 때 옆에서 조그마한 힘이라도 될 수 있는 존재 같아요. 이제 조부모님께 도움 드려야죠. 경주 양동 여강 이가 집성촌에 사세요. 제 고향이기도 하고요. 이 사진이 신문에 난 뒤 동네에 소문이 짜하게 났어요. 손자들이 효도한다고. 이렇게 조금이나마 웃음을 드릴 수 있어서 기뻤어요."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저도 사진을 많이 찍어본 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인공적 아름다움을 찍는데 많이 심취해 있는 거 같아요. 이를테면 미인보다는 가족 등 주위 사람들의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노력해 보면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요? 희노애락을 담도록 말이죠."

사진을 '좀' 말하는 학생이다. '내 인생의 사진'이랄 건 없는지?

"부산 소년의 집에서 1년 가량 자원봉사를 했었어요. 걔들이 자기 앨범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저야 할 줄 아는 게 사진찍는 거니까 열심히 사진을 찍어줘서 앨범을 갖도록 했어요. '행복'이란 제목으로 중앙일보에도 한 번 실린 적 있는데. 수녀님이 아기를 안고 있는데, 수녀님도 웃고 아기도 웃는 사진이에요. 소년의 집 아이들은 수녀님을 '엄마'라고 불러요. 자기 핏줄, 친가족도 아니지만 가족처럼 행복한 모습이 얼굴에 나타나 있죠. 제가 찍은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제가 말하는 숨겨진 아름다움은 이런 거에요."

전공에서 약간 비껴가 사진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이 학생은 계속 사진을 공부하는 게 꿈이란다.

인터넷 중앙일보(www.joongang.co.kr)에선 '찰칵, 가족 사랑' 코너에 가족사랑이 듬뿍 담긴 사진을 계속 공모중이다. 사진과 함께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올리면 된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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