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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늦어 이화여대 낙방한 소녀가장 김희정양 경희대 합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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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해 말 이화여대 대입 면접시험에 지각하는 바람에 시험을 치르지 못한 소녀가장 김희정(金姬廷.19.전북 익산 이일여고3.사진)양이 27일 경희대 수원캠퍼스 국제경영학부에 합격했다.

金양은 지난해 말 이대 특별전형에서 소녀가장 부문으로 사범대학에 응시했으나 면접시험에 30분 늦는 바람에 낙방한 뒤 경희대 일반전형에 응시했다.

당시 金양은 "오후 11시까지 전주의 식당에서 일하고 새벽에 고속버스를 탔는데 30분 늦게 고사장에 도착해 늦었다"며 응시 기회를 줄 것을 호소했으나 입실이 허락되지 않았었다.

그런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전국에서 답지했다.

"면접에 지각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내내 울었어요. 그런데 그 뒤 어느 휴대폰회사 사장님이 전화를 주고, 어떤 인터넷 회사는 장학금을 준다 하고…. 30통도 넘는 전화를 받았어요."

金양은 1999년 9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뒤 심장병을 앓는 할머니(64)와 남동생(18.고1)을 부양하면서도 틈틈이 공부해 수능 3백14.5점을 받았다.

경희대측은 金양에게 생활장학금을 지급하고 기숙사에도 무료로 입소할 자격을 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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