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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테러국 족쇄' 풀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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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의 리비아에 대한 '테러 지원국가'지정 해제가 임박했다. 테러국가 지정이 해제되면 금수조치 등 서방세계의 경제제재도 풀리게 된다.

미 일간지 USA 투데이는 22일 "미국이 1988년 팬암항공기 폭파테러에 대한 보상을 받는 대신 리비아를 테러 지원국가에서 해제해 주기로 미.영.리비아 간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막바지 단계"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무아마르 카다피 대통령이 이끄는 리비아 정부가 당시 폭파사건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들과 항공사측에 60억달러에 이르는 보상을 한다는 데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윌리엄 번즈 미 국무부 차관이 최근 영국 런던에서 무사 쿠사 리비아 정보부장을 포함한 리비아 정부 대표단과 두차례 협상을 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88년 12월 21일 런던발 뉴욕행 팬암항공기가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 미국인 승객 1백89명 등 모두 2백70명이 사망한 이 사건의 범인으로 리비아 정보요원인 압둘 바세트 알 메그라히가 범인으로 지목돼왔다.

리비아 관리들은 협상의 진전을 인정하면서 "결론은 알 메그라히의 재판이 끝난 뒤 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알 메그라히는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 인근의 자이트 특별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리비아는 지난해 미 국무부의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란.쿠바.이라크.시리아.수단과 함께 테러 지원국가에 지정되는 등 23년째 미국에 의해 테러국가로 지목돼 경제제재를 받아왔다.

이번 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국의 리비아에 대한 무역.투자 등의 금지조치가 해제되며 이에 따라 리비아는 추가 석유수출 등으로 연 수십억달러의 수입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효식 기자

*** 팬암항공기 폭파사건 일지

-1988년 12월 21일 런던발 팬암 보잉747기 공중폭파

-1991년 9월 스코틀랜드 검찰,리비아 정보요원 알 메그라히(49) 등 2명 범인지목,인도 요구

-1992년 3월 유엔,리비아에 대해 민항기 운항금지.해외자산 동결 등 제재

-1999년 4월 리비아 정부,용의자 2명 스코틀랜드 법원에 인도

-2001년 1월 알 메그라히 종신형,나머지 1명은 무죄 선고

-2002년 1월 23일 알 메그라히에 대한 항소심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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