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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 고어 부부, 40년 결혼생활 파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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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앨 고어와 티퍼 부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낸 앨 고어 전 부통령 부부가 40년간의 결혼생활을 접고 별거하기로 했다.

앨 고어(62)와 그의 부인 티퍼 고어(61)는 1일 친지들에게 e-메일을 보내 “장시간에 걸친 심사숙고 끝에 서로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렸다”며 별거 사실을 발표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은 별거 이유에 대해 “우리 두사람과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기를 요청한다.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 때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재검표까지 가는 논란 끝에 패했다. 그 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주도하면서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지구온난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을 제작해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테네시주 출신인 이 커플은 고교 때 처음 만났으며, 고어가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에 입학하자 티퍼도 그를 따라 보스턴대로 옮겼다. 두 사람은 1970년 결혼했다. 고어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내면서 부인 티퍼와 충실한 결혼 생활을 했다. 때문에 당시 르윈스키 스캔들을 일으킨 빌 클린턴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2000년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전당대회 때 고어 부부가 청중 앞에서 뜨거운 입맞춤을 해 화제를 모았다.

이 때문에 많은 미국 사람이 “이혼을 한다면 빌 클린턴 부부일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고어 부부가 했다”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고어의 측근 인사들은 “고어가 워싱턴 정가에서 한발 물러난 뒤에도 왕성한 대외활동을 전개하는 동안 티퍼와 따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면서 “두 사람이 헤어지기로 한 데에는 혼외정사나 불륜등이 전혀 개입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AP가 보도했다. 고어 부부 사이에는 4명의 자녀가 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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