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승패의 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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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한나라당은 유권자의 49%가 몰려 있는 수도권의 광역단체장 승부가 전체 선거 결과를 좌우한다고 본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1일 “수도권에서 이겨야 이기는 것”이라며 “서울·경기는 거의 낙승할 것 같고 인천에선 (야당이) 많이 따라 붙었지만 승리하는 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서울·경기에서 이기면 승리, 인천도 이기면 완승, 경남·충북까지 이기면 압승”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야당 시절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압승했다. 2002년엔 11곳, 2006년엔 12곳을 휩쓸었다. 그러나 이번엔 부담이 큰 여당 입장에서 치르는 선거인만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 영남권 5곳을 포함해 10곳 정도에서 당선자를 내면 대승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6월 말~7월 초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친이계의 당내 주도권은 강화될 게 분명하다. 선거를 지휘한 정몽준 대표의 발언권도 커질 걸로 예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개헌·세종시 수정 등 집권 후반기의 굵직한 정치 현안을 자신 있게 추진할 동력을 얻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시나리오도 있다. 숨어있던 야당 표가 막판에 결집, 경남·인천·충북·강원 등 접전 지역 몇 군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는 경우다. 만일 경남에서 질 경우 한나라당의 영남 장악력엔 심각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4년 전과는 정반대로 한나라당이 충청권 3곳을 모두 야당에 내주는 결과가 나올 경우엔 세종시 수정은 불가능한 국면이 조성될 수도 있다.

민주당엔 호남 이외의 지역 성적표가 중요하다. 호남을 뺀 3∼4곳에서 승리하면 정세균 대표 체제는 순항할 수 있다. 김민석 공동선대본부장은 “수도권에서 한 곳, 기타 지역에서 두 군데 이상 이기면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의 승패는 인천·경기·충남·충북·강원 등 중부권 경합지역에 달렸다는 얘기다.

비주류 측 ‘쇄신모임’의 대변인인 장세환 의원은 “수도권에서 2곳, 나머지 비호남 지역에서 3곳은 얻어야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그러나 수도권 3곳 중 하나를 건지고, 강원·충남·충북·경남 중 2곳에서 승리하면 정 대표 체제에 대한 인책론은 나오지 않을 걸로 보인다.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당에선 조기 전당대회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7월 28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실시된 이후인 8월에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그러나 선거의 성적이 부진할 경우 전당대회를 앞당기자는 여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오는 7일 당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선거 결과가 좋으면 워크숍 분위기도 좋을 테지만 선거에서 패배하면 워크숍에선 쇄신론이 분출할 가능성이 크다.

윤호중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만약 수도권에서 전패하고 중부권 2, 3곳에서 이기면 승리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중부권은 승리하고 수도권은 패배했다’는 평가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과 중부권을 합쳐 4곳 이상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하·백일현 기자

6·2 지방선거 시·도지사 방송사 합동출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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