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륜장 장외발매소 설치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인천시 중구 인현동 엔조이(N-joy) 패션 쇼핑몰(옛 인천백화점)에 경륜장 장외발매소(TV경륜장) 설치 문제를 놓고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주민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체육진흥공단 경륜운영본부의 TV경륜장이 사행심을 조장할 뿐 아니라 극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된다며 발매소 설치 계획을 백지화하도록 강력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시민들에게 레저공간을 제공하고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해 9월 엔조이 패션 쇼핑몰 4 ∼ 5층에 장외발매소를 설치키로하고 문화관광부로부터 승인을 얻었다.

공단측은 이달말 열릴 인천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재심의와 관할 구청에서 용도변경 허가가 나오는대로 시설공사에 들어가 오는 4월말 개장할 계획이다.

◇시민단체 반발=(사)해반문화사랑회 ·인천 경실련 등 인천지역 6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실내경륜장 설치 반대를 위한 시민연대를 구성했다.

해반문화사랑회 백영임 사무국장은 “경마와 경륜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속출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며 “레저공간 제공이라는 취지와 달리 매출액 증대에 초점을 맞춰 운영될 것이 뻔해 결국 사행심만 조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발매소가 개장(매주 금 ·토 ·일요일 오전 11시 ∼ 오후 6시30분)하면 몰려드는 인파와 차량으로 이 일대 교통 혼잡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또 발매소 주변 도로에 불법 주정차 행위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경실련 관계자는 “발매소 주변에 인일여고 ·제물포고교 ·중앙초교 등이 자리잡고 있어 청소년 교육 환경도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20일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교통난 등을 이유로 발매소 설치안 심의를 보류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입장=공단측은 “쇼핑몰에 장외발매소 설치를 불허할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오히려 경륜 ·경정법에 따라 매출액의 16%를 지방세로 납부하므로 연 1백억원 가량 세수 증대 효과뿐 아니라 고용 창출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공단측은 “발매소 주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근 노상주차장에 주차타워를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영진 기자 <ch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