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 대구지회 "월드컵 미국전 승리 우리가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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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팀의 12번째 선수인 붉은악마(Red Devil). '월드컵의 해'를 맞아 요즘 이들의 가슴은 누구보다 뜨겁다. 국내엔 현재 10개 도시에 10개 프로축구단이 있다. 하지만 대구엔 프로축구단이 없다. 이런 곳에 축구팬이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현재 붉은악마 회원은 전국에 4만여명. 이 중 대구.경북지역 회원은 3천여명이 넘는다.

이들 회원을 관리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 '붉은악마 영남지부 대구지회'(지회장 朴東文.27.회사원)다.

朴회장은 "프로축구단이 없는 도시지만 열정은 어느 지역보다 뜨겁다"고 말한다.

붉은악마란 이름은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때 붙여졌다. 당시 4강 신화를 만들어내자 외국언론이 붙인 애칭이다.

지역에 붉은악마가 태동한 것은 2000년 8월.

붉은악마 홈페이지에서 만난 대구.경북지역 회원 20대 7명이 "온라인으로 축구이야기나 하자"며 의기투합한 것이 출발점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많이 늦은 편이다. 붉은악마는 1997년 프랑스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전국으로 확산됐다.

대구지회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지난해 5월 대구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컵부터다.

5월초까지만 해도 1백여명의 회원에 불과하던 대구지회는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20일만에 4천여명으로 불어났다.

朴회장은 "붉은악마 사상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지회 회원은 3천여명.축구에 뜻이 없이 회원만 가입한 불량회원 1천여명은 지난해 11월 탈퇴시켰다. 남녀 비율은 대략 반반. 고등학생이 많고 대학을 졸업한 연령층도 만만찮다. 이들의 공통점은 축구에 '미친' 것.

박은형(朴恩亨.17)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 축구를 보기 위해 수업을 마치자 말자 비행기를 탔다"며 "축구라면 밥먹는 것도 잊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지회 집행부는 10여명. 이들은 대구시 동구 신천4동 '붉은악마'란 호프집에서 시간만 나면 만난다.

이곳은 회원인 이영환(李永桓.37)씨가 운영하는 호프집으로, 축구가 좋아 상호도 붉은악마로 바꿔 이곳을 대구지회 임시사무실로 사용중이다.

朴회장은 "붉은악마는 단순한 응원단이 아니라 서포터스"라고 강조한다.

올해 대구에서 열리는 경기는 덴마크-세네갈(6월6일), 남아공-슬로베니아(6월8일), 한국-미국(6월10일), 3-4위전(6월29일) 등 4경기.

미국전은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란 꿈을 이룰 빅경기다.그래서 응원을 이끌 붉은악마 대구 회원들의 어깨가 그만큼 더 무겁다.

"월드컵 16강 진출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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