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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 드라마 시청률 경쟁 더 뜨거워질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지난 9일 오후 KBS 신관 국제회의장. 오는 14일 밤 9시50분 방영을 시작하는 KBS의 새 야심작 '겨울연가' 시사회는 2백여명의 취재진.광고주 및 중화권 수출 대행업자들로 북적거렸다.

이처럼 관심이 쏠린 것은 송혜교와 송승헌을 아시아 스타로 만들며 한류(韓流)를 선도했던 '가을동화'의 윤석호 PD가 다시 제작을 맡았다는 점 때문이다. 방영도 되기 전에 동남아 수출 문제가 언급되고, 인터넷 상에 동호회까지 만들어졌다.

출연진의 면모도 화려하다. 우선 배용준.최지우.박용하.박솔미 등 청춘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여기에 김해숙.정동환.송옥숙 등 중견 연기자들이 가세, 화면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윤감독 특유의 영상 감각도 화제몰이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지방의 전원도시, 오래된 학교, 설원, 안개, 눈 내리는 호수 등 수채화 같은 겨울 영상이 시청자들을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 속으로 초대하고 있는 것.

KBS가 최근 이 시간대에 내보낸 미니 시리즈 '순정''미나' 등은 참패였다. 따라서 각오도 비장하다.'겨울연가'로 사극에 싫증이 난 시청자층을 대거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윤PD는 "운명적인 첫사랑을 통해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를 펼쳐나갈 것"이라며 "겨울에 맞는 서정적 분위기와 음악으로 다른 드라마나 사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월.화요일 밤 시간대의 시청률 경쟁은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1년 가까이 지존의 자리를 지켜 온 SBS 사극 '여인천하'의 아성을 최근 MBC '상도'가 조금씩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겨울연가'가 이 경쟁에 가세하기 때문. 한때 50% 가까이 치솟던 '여인천하'의 시청률이 최근 "이야기 전개가 너무 늘어진다"는 비판을 받으며 35~37%로 떨어지면서 '상도'가 18~20%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바야흐로 승부는 김재형(SBS).이병훈(MBC).윤석호 PD 등 스타 감독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리라고 보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당장 '여인천하'의 위력이 꺾이진 않을 터이지만 이번 '겨울연가'가세로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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