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DMA 시장 선점하자"…LG·삼성 현지생산 만반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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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지난 8일 중국에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이동전화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국내 이동전화 생산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이미 1억4천만명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지만 이동전화 보급률은 아직 10%대에 불과, 세계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특히 매년 이동전화 가입자가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키아.모토로라.에릭슨 등 외국업체와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중국 기업과 합작으로 현지에 생산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인 생산에 나섰다.

◇ 활발한 중국시장 진출=LG전자는 10일 중국의 이동전화 유통업체인 CEC 등에 2.5세대 방식의 GSM 휴대전화(GPRS) 50만대를 공급키로 하고 초기 물량 2만대를 선적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중국 산둥성에 CDMA 이동전화 생산 합작법인을 세우고 이달 말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3~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해 배 이상의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도 중국 선전(深□)에 CDMA 단말기 생산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생산-현지 공급'체제를 갖췄다.

두 회사는 특히 현지에 연구개발센터를 갖추고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현지에서 설계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LG전자 해외영업 담당 서기홍 부사장은 "한국 제품은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갖춰 노키아.모토로라 등에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아=중국 시장이 엄청나게 크지만 상대적으로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중국의 정책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앞길이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CDMA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19개 업체에 단말기 생산허가를 내줬지만 1백% 외국기업은 모토로라에 불과하고 삼성과 LG 등은 현지기업과 합작 생산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특히 중국은 시장질서라는 명목으로 합작기업의 생산량을 제한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 합작기업은 올해 1백만대를 공급하도록 쿼터에 묶여 있다. LG합작법인도 비슷한 수준에서 공급량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는 시장통계 분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시장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통계가 없어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의 현지 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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