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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생들 미국 유학 열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서울 G고 1년생인 이모(16)군은 방학중이지만 토플공부에 여념이 없다.토플 2백13점(구 토플 5백50점)이상은 받아야 번듯한 미국대학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초 미국유학을 결심한 이군은 다음달부터 유학준비중인 친구들과 스터디모임을 만들어 미국의 수능시험인 SAT 준비를 함께 하기로 했다.

이군처럼 고등학교 저학년때부터 미국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이들은 학교에서 개설한 유학반에 참가하거나 유학전문학원에 다니며 수능시험 대신 토플 ·SAT 수험공부를 한다.이같은 미국유학붐은 일부 특목고를 중심으로 일고 있으며 점차 일반고로 확산되고 있다.

강남지역에는 이들을 대상으로 SAT 강의 ·유학상담을 하는 학원들도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 유학반 개설 붐=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7개 외국어고는 모두 유학반을 운영 중이다. 규정상 특별학급 편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희망학생들을 상대로 방과 후 특기적성시간을 이용, 영어강의와 유학지도를 하고 있다. 1998년 유학반을 개설한 대원외고는 희망학생들을 상대로 영어독해.영작문 등을 지도한다.

현재 유학반은 1학년 70명,2학년 38명,3학년 27명이며 교내 원어민 교사나 유학경험이 있는 교사들이 이들을 지도한다. 이경만 국제교류부장은 "유학반 학생들의 절반 정도가 미국의 명문대학에 진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외고는 2000년부터 유학반을 운영하고 있고, 이화여자외고는 '고급영어반'이란 특별반 형태로 유학반을 운영한다. 서울외고는 지난해부터 1학년생 10여명으로 유학반을 편성, SAT.토플 등을 강의하고 있다.

대원외고와 함께 98년부터 유학반을 운영해온 강원도 횡성군의 민족사관고는 국제계열(유학반).자연계열(이과).인문계열(문과)등으로 나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3학년 육상현(18)군이 미국 예일대에 합격하는 등 이 학교 학생 4명이 미국 명문대에 잇따라 합격했다.

이같은 현상은 일반고로도 확산돼 강남지역의 일반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유학스터디그룹을 만들기도 한다. 강남지역 K고의 한 교사는 "지난해 우리학교에서 10여명이 미국대학에 진학했다"며 "일반고에서는 학교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스터디모임을 만들거나 유학전문학원의 강의를 듣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 어떻게 준비하나=미국 대학은 학교별로 입시요강이 다르지만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토플과 SAT를 준비해야 한다.

SAT(Scholastic Aptitude Test.대학수학능력시험)는 수능시험과 마찬가지로 입학사정 때 학생들의 능력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든 표준화된 시험이다. SAT는 영어와 수학적 사고에 대한 능력검증에 중점을 두고 있는 SATⅠ(1천6백점 만점)과 작문능력과 물리.수학.화학.생물 등 특정과목에 대한 지식정도를 검증하는 SATⅡ로 나뉜다.

SATⅠ은 필수이지만,SATⅡ는 선택시험으로 미국의 명문대학들은 대부분 SATⅡ성적도 요구한다. 상위 50위에 속하는 미국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SAT 점수가 1천1백점 이상이 돼야 하며, 프린스턴.하버드.예일대학 등은 1천4백점 이상 돼야 합격이 가능하다. SAT는 온라인으로만 시험접수가 가능하며 국내에서는 외국인 고등학교와 대원외고 등 7군데가 시험장소로 지정돼 있다.

미국 대학의 지원 유형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선지원(Early).정시지원(Regular)으로 구분돼 있다. 우선지원은 한 대학만을 지원할 수 있으며 합격하면 다른 대학에 응시할 수 없다. 정시지원은 여러 대학을 지원해도 되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대학에서 합격증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SAT 준비시간이 많은 고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영어로 된 문학책을 많이 읽어서 기본단어를 많이 접하고, 단어를 보며 뜻을 유추할 수 있는 감각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시험준비시간이 부족한 고학년의 경우는 SAT 빈출단어를 외우고 모의고사를 통해 실전감각을 익혀야 한다. 카플란 어학원, 프린스턴 리뷰 어학원 등 SAT 전문학원의 강좌를 듣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해외정보유학원의 권용환 원장은 "인터넷 검색이나 유학원 상담 등을 통해 지망대학들의 입시요강을 숙지해 구체적인 지원일정표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남중.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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