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스쿨 도입 6년 만에 첫 폐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로스쿨(법과대학원)이 일본에 도입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나왔다. 올해 입학생이 한 명도 없었던 히메지돗쿄(姬路獨協)대 로스쿨은 내년부터 학생 모집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대학 법인은 27일 이사회를 열어 “내년에도 모집이 어려워 보인다”며 로스쿨 폐교 결정을 내렸다.

효고(兵庫)현에 있는 이 학교가 2004년 처음으로 로스쿨 입학생을 모집했을 때는 316명의 신청자가 몰려들어 경쟁률이 8대 1에 달했다. 그러나 사법시험 합격률이 저조하자 지원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로스쿨 수료자들이 처음으로 응시한 2006년 사법시험에선 합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총 합격자는 3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히메지돗쿄대는 지난해 문부과학성으로부터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본에선 로스쿨 출범 초기부터 정원 과다 배정이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됐다. 로스쿨 수료자들의 낮은 사법시험 합격률도 파행을 불렀다. 지난해 합격률은 27%에 그쳤다. 도쿄대·교토(京都)대 등 상당수 대학은 정원을 지금보다 20% 감축하기로 했다. 정원 미달인 로스쿨들은 통·폐합을 서두르고 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