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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에 담은 동서양 고전 '얇은 책' '깊은 맛'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우리시대'시리즈로 문고판 공백을 메우며 독서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 온 책세상출판사가 인문학의 새 지평을 열 또 다른 시도를 선보였다. '우리시대'를 계속 발간하면서 문고판 '고전의 세계'1차분 다섯 권을 내놓은 것이다.

'우리시대'가 국내의 30,40대 젊은 연구자들을 저자로 과감히 발탁해 광범위한 지성적 현안을 잇따라 제기해 왔다면, '고전의 세계'는 '우리시대'가 담고 있는 현안들의 지성적 근원이 되는 고전들을 번역하는 시리즈다. 산뜻한 장정에 1백50쪽 내외인 편집체재뿐 아니라 '우리시대'와 마찬가지로 4천9백원이란 저렴한 가격으로 책세상 문고판의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첫선을 보인 '고전의 세계'는 프랑스의 사상가 에르네스트 르낭의 『민족이란 무엇인가』,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 서문』, '독일 국민에게 고함'으로 유명한 피히테의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차례의 강의』, 계몽주의자 마르키 드 콩도르세의 『인간 정신의 진보에 관한 역사적 개요』, 로자 룩셈부르크의 『사회 개혁이냐 혁명이냐』등이다.

고전이 중요한 줄은 누구나 알지만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서양 근대철학의 완성자로 꼽히는 칸트의 대표작 『순수이성 비판』은 그 방대한 분량을 전공자들도 소화해내기 힘들다. 그래서 책세상측은 고전 번역의 전달방식에 주안점을 두었다. 『순수이성 비판』의 서문만을 발췌 번역해 『순수이성 비판 서문』을 내놓은 것이다.

칸트 철학의 정수를 담았다고 평가되는 이 서문만이라도 이해하게 하면서, 나아가 고전이 단지 '이름만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지성의 토대라는 점을 느끼게 하려는 게 기획 의도다.

책세상의 김광식 편집주간은 "현대의 고전이라도 인류사의 지적 변화를 도모한 것이면 제한을 두지 않고 무엇이든 주제로 삼아 폭넓게 계속 펴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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