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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안내 보도블럭 '조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한강시민공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예산 48억원을 들여 설치 중인 안내 보도블록(사진)이 시민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블록면이 미끄러운 타일로 만들어져 겨울철 빙판길 낙상 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한강사업기획단은 2004년 말까지 9개 한강시민공원과 연결되는 24개 인도(총 연장 5천7백80m)에 가로.세로 60㎝ 크기의 안내 보도블록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15억원을 들여 송파구 성내역~한강시민공원 잠실지구 7백m 구간 등 5곳의 공사를 끝냈다.

보도블록에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손을 잡고 가는 모습과 한강시민공원 방향 화살표가 그려져 있다. 지하철역.네거리.버스정류장 등에서 한강시민공원에 이르는 기존 보도블록을 10~20m 간격으로 걷어낸 뒤 이 블록을 깔았다.

그러나 이 보도블록은 타일 9개를 합쳐 만든 것이어서 물기가 조금만 있어도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가뜩이나 눈 등으로 얼어붙는 겨울철에는 인도 한복판 보도블록을 피하느라 신경을 써야 한다.

서울 송파구 장미아파트에 사는 김복현(62)씨는 6일 아침 지하철 성내역 인근 보도블록을 걷다 무릎을 다쳤다.

빙판길에서는 조심스레 걸음을 내디뎠으나 안내 보도블록이 깨끗해 안심하고 걷다 그만 미끄러졌다. 김씨는 "가뜩이나 길이 미끄러운 겨울인데 인도에 타일을 깔아 놓으면 되느냐"고 불평했다.

시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한강사업기획단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서 올해부터 공사에 들어가는 19개 구간 보도블록 표면은 엠보싱 처리를 하거나 규사를 많이 섞어 미끄럽지 않은 재질로 바꾸기로 했다.

이미 설치한 곳은 미끄럽지 않도록 처리할 예정이다.

한강사업기획단 관계자는 "통행이 불편할 정도로 미끄러울지는 예상치 못했다"며 "시민 불편이 없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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