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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은 밤이 좋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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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빛으로 수놓아 밤이 더욱 아름다운 청계천.

서울시는 복원되는 청계천 전 구간(5.8㎞)에 40억원을 들여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계획을 2일 확정했다.

청계천의 경관 조명은 '빛과 물과 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두물다리.나래교 등 하천을 가로 지르는 다리 22개와 하천변 나무, 시점부 광장인 청계마당(가칭), 인공폭포 등에 설치된다. 시는 색조명과 수중조명, 태양광을 이용한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사용해 주변 경관에 맞는 다채로운 밤풍경을 연출할 계획이다. 하천이 시작되는 태평로 부근 청계마당에는 분수조명과 광섬유조명으로 청계천의 역사를 화려하게 보여준다.

옛 빨래터를 재현한 동대문 종합시장 부근에는 수중에 설치한 점(点)조명으로 물 위에 별이 뜬 듯한 경관을 연출한다. 산책로 옆 벽면으로 물이 흐르는 리듬벽천에는 높낮이가 다른 조명을 통해 피아노 건반을 형상화했다. 특수 조명을 사용한 볼거리도 다양하다. 하류 버들 습지 갈대밭에는 소형 LED 조명을 설치해 밤이면 흔들리는 갈대 속에서 반딧불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 성북천과 청계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놓이는 두물다리 중앙 기둥에는 바람의 세기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조명을 설치,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에 걸맞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조명은 해가 지면 시작돼 구간별로 자정, 오전 3시, 일출시 등 소등 시간을 달리할 예정이다.

조명 디자인은 ㈜알토를 포함한 국내 3사가 공동으로 맡고 국제조명협회 회장을 역임한 호주 LDP사의 안드레 타메즈 회장이 디자인 및 기술 관련 자문을 맡았다. 두 번째 방한한 타메즈 회장은 "6km에 가까운 하천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명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청계천이 국제적인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석효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도 "야간 조명이 설치되면 청계천은 밤에도 시민의 쉼터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울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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