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36% "자녀 건강해" 일반 가정 7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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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가난한 집 아이일수록 건강상태가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빈곤→불건강→빈곤'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저소득층 아동의 건강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가 지난 7~9월 서울의 신림동.성산동.상계동.청량리동 등에서 운영되는 저소득층 대상의 공부방 학생 162명과 서울지역 소재 2개 초등학교 학생 3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득 수준에 따라 건강 수준과 의료 이용에 큰 차이를 보였다.

먼저 부모가 자녀에 대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공부방 학생의 경우 36.3%로 일반 학생(72.4%)의 절반에 그쳤다. 또 공부방 학생의 부모는 자녀의 의료비에 대해 일반 초등학생의 부모(19.4%)보다 훨씬 큰 부담(40.3%)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비용 때문에 검사나 치료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는 공부방 학생(22.6%)은 일반 학생(5.2%)에 비해 4배 이상 많았다.

안전사고에도 공부방 학생이 일반 초등학생보다 취약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 공부방 학생(10.5%)이 일반 학생(5.4%)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관계자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현재 자라나고 있는 어린이들을 건강하게 양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정부는 저소득층 아동의 건강 수준을 공식적으로 조사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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