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 위구르 분리세력 소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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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이 9.11 테러로 조성된 전세계의 반(反)테러 기류를 타고 신장(新疆)위구르의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 소탕에 나섰다. 분리주의 세력을 테러분자로 규정해 인권침해 시비를 비껴가면서 분리주의 척결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 처형.검거 선풍=신장 위구르자치구 공안당국은 분리운동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13개 단체소속 3백18명을 최근 며칠새 무더기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자치구의 톈산(天山)지역 공안당국은 28일 "적발된 13개 단체 중 3개는 테러조직으로 확인됐으며 그동안 곳곳에서 공안요원들과 3백72차례에 걸쳐 무력 충돌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15일에는 이닝(伊寧)에서 분리주의 운동에 개입한 혐의로 위구르인 2명이 처형됐고,다른 3명의 위구르인은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 중국의 계산=중국 외교부는 그동안 "신장 위구르의 분리독립 세력은 국제적인 테러조직과 연계된 명백한 테러분자"라고 밝혀왔다. 또 신장 위구르 출신 자원병이 탈레반에 가담했으며 수백명의 위구르인들이 오래 전부터 탈레반 정권으로부터 테러 훈련을 받아왔다고 주장해 왔다. 9.11 테러와 미국의 대 테러전쟁을 신장 위구르의 분리독립 세력을 발본색원하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분리주의 척결운동을 인권탄압이라고 비판해 온 미국에 대해 대 테러전쟁을 지지해주는 만큼 중국의 조치를 묵인해 달라는 신호를 보냈으며 미국은 이 요구를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최근 '테러분자의 폭탄 사용방지 국제조약'을 비준하는 등 반테러 기류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 위구르의 분리독립운동=중국 영토의 약 10%를 차지하는 광활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18세기 위구르인들의 독립운동을 청(淸)왕조가 군대를 파견해 진압한 이래 반중(反中)정서가 뿌리깊은 지역이다.

1933년 카슈가르(喀什)에 동투르키스탄 이슬람공화국이 선포돼 10여년간 존속했으며 이로 인해 중국 정부는 위구르의 분리주의 세력을 '동투르크(東突.동투르키스탄)세력'이라고 부른다. 97년 2월에 이곳에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자 중국 정부는 이 지역의 분리독립을 막아야 중국의 분열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 강경한 조치를 취해 왔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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