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절절이 / 절절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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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사전에서 ‘절절’을 찾아보면 여덟 개가 나온다. 여기서는 ‘절절(切切)’과 ‘절절(節節)’을 살펴보자. ‘절절(切切)’은 ‘절절하다’의 어근이다. ‘절절하다’는 ‘매우 간절하다’는 뜻이다. ‘절절(節節)’은 ‘글이나 말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의미한다.

“이재(권돈인)에게 보낸 추사(김정희)의 답장에는 친구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절절이 배어 있다.” 이 문장에 쓰인 ‘절절이’는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중 어느 것에 해당할까.

‘節節이’로 보면 답장의 ‘글 마디마다’ 슬픔이 배어 있다는 뜻이 된다. ‘切切이’로 본다면 잘못 쓴 것이 된다. ‘切切하다’의 부사는 ‘切切이’가 아니라 ‘切切히’로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切切히’로 고치면 답장의 글에 슬픔이 ‘매우 간절하게’ 배어 있다는 뜻이 된다.

굳이 트집을 잡자면 답장 속의 글 마디마디마다 슬픔이 배어나도록 쓰기는 어렵다. 이보다는 슬픔이 매우 절절하게 배어 있는 것으로 보는 게 상식적이고 타당하다.

“나를 사랑했던 그대가 절절이 그리운 날”에서의 ‘절절이’는 틀린 것이 분명하다. ‘절절히’로 바꾸어야 한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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