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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21' 윤태식씨 대통령에 직접 설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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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지 金' 살해사건 주범으로 구속된 '패스21'의 대주주 윤태식(尹泰植)씨가 지난해 1월 24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새천년 벤처인과의 만남' 행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직접 '지문 인식에 관한 보안 정보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尹씨는 또 지난해 5월 15일 청와대가 주최한 니카라과 대통령 환영 만찬에도 벤처기업 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이 살인범 尹씨가 대통령까지 만나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사실은 25일 패스21의 홈페이지(http://www.pass21.co.kr)에 올라와 있는 당시 행사 사진과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해 1월 행사 사진은 청와대 사진기자단이 배포해 일부 신문에도 보도됐다.

홈페이지에는 또 尹씨가 지난해 3월 金대통령이 참석한 아태경제협력체(APEC)서울포럼에도 벤처기업 대표로 참가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신기술 설명회에는 尹씨가 아니라 尹씨의 동생 윤태호씨가 참석한 것으로 중소기업청 자료에 남아 있다"며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는 관련 부처의 행사 참석자 추천 명단을 그대로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반격에 나서 국가정보원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재오(李在五)총무는 "살인범인 尹씨가 대통령 행사에 수시로 얼굴을 내밀었다는 것은 비호 세력이 있었다는 얘기"라며 "국정원 내 보고 라인 전원을 문책해야 하며,尹씨가 행사에 참석하는 데 대한 문제점이 청와대에 보고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尹씨가) 만찬에 참석해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은 아직도 홈페이지에 실려 있고, 시연회 사진은 사건이 터진 직후 삭제됐다"고 주장하고 "국정원이 尹씨가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尹씨가 대통령까지 만나고 다니는 것을 방관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모(某)정당의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선거자금 조달 창구로 尹씨를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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