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 본 2001 바둑계] 조훈현·이창호 '사제천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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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2001년의 바둑계는 이창호.조훈현 사제의 한해였다. 이들의 눈부신 활약에 밀려 또 한명의 강자인 유창혁9단과 지난해 등장한 최강의 신예 이세돌3단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여줬다.

중국과 일본의 강자들도 이 두 사람의 벽을 넘지 못하고 모두 좌절했다. 2001년에 이창호.조훈현 사제는 국내와 세계를 모두 제패했다.

<표>에서 보면 이창호9단은 국내 정규기전 8개 중 6개를 휩쓸었다. 단연 무적이었다. 조훈현9단이 국수전에서, 떠오르는 신예 박영훈2단이 박카스배에서 우승해 간신히 싹쓸이를 막았을 뿐이다.

조훈현9단.유창혁9단.최명훈8단.이세돌3단, 이 네명이 이창호9단을 꾸준히 가로막았으나 이창호는 결승전에서 이들을 모두 꺾어 여전히 완벽한 파워를 과시했다.

그러나 국제기전에선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표>에서 나타나듯 한국은 개인전은 물론이고 농심배 국가대항전과 TV 속기전까지 모든 국제기전을 제패해 중국과 일본을 기죽게 했는데, 이 세계무대에선 이창호9단의 독주가 허용되지 않았던 것이 달랐다.

에서 보면 이창호9단은 국내 정규기전 8개 중 6개를 휩쓸었다. 단연 무적이었다. 조훈현9단이 국수전에서, 떠오르는 신예 박영훈2단이 박카스배에서 우승해 간신히 싹쓸이를 막았을 뿐이다.

조훈현9단.유창혁9단.최명훈8단.이세돌3단, 이 네명이 이창호9단을 꾸준히 가로막았으나 이창호는 결승전에서 이들을 모두 꺾어 여전히 완벽한 파워를 과시했다.

그러나 국제기전에선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표>에서 나타나듯 한국은 개인전은 물론이고 농심배 국가대항전과 TV 속기전까지 모든 국제기전을 제패해 중국과 일본을 기죽게 했는데, 이 세계무대에선 이창호9단의 독주가 허용되지 않았던 것이 달랐다.

에서 나타나듯 한국은 개인전은 물론이고 농심배 국가대항전과 TV 속기전까지 모든 국제기전을 제패해 중국과 일본을 기죽게 했는데, 이 세계무대에선 이창호9단의 독주가 허용되지 않았던 것이 달랐다.

이9단은 우승상금 40만달러가 걸린 세계 최대기전인 잉창치(應昌期)배와 상금 2위의 LG배(2억5천만원)를 제패하며 한국바둑 사상 처음으로 획득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조훈현9단도 노장의 투혼을 발휘해 삼성화재배(2억원)와 후지쓰배(2억원), 그리고 메이저대회는 아니지만 세계 속기챔피언을 가리는 TV아시아 대회마저 우승해 3관왕에 올랐다.

유창혁9단도 춘란배(15만달러)를 움켜쥐어 강자로서의 면모를 유지했다. 유일한 여자국제대회인 흥창배는 예상대로 최강자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의 몫이었다.

지난 21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바둑문화상 선정 기자단 투표는 이같은 올해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했다. 먼저 최우수기사상 부문에서 상금 10억원을 넘긴 이창호9단은 17표 중 15표를 얻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나머지 2표는 조훈현9단에게 돌아갔다. 조9단은 우수기사상을 받았다.

신인상은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16세의 박영훈2단이 받았다. 신예대회 우승자인 조한승4단과 강지성4단, 그리고 최철한4단과 박정상2단 등 라이벌들을 모두 제친 것이었다. 여류기사상은 루이나이웨이9단, 감투상은 국내 각종 TV속기대회에서 맹위를 보인 서능욱9단에게 돌아갔다.

아마바둑계는 하성봉.홍맑은샘.서중휘 등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들의 대거 등장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이중 하성봉7단이 아마추어기사상을 받게 됐다.

바둑계는 올해 스포츠 모델을 적용한 '중국리그'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일류 기사들도 이곳에 대거 참가하는 등 새로운 변화와 진통을 겪었고 한국기원 역시 바둑의 스포츠화를 적극 추진해 바둑의 정체성에 대한 토론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구시대 예도의 상징인 일본 바둑은 점점 더 퇴색했고 한국과 중국으로 대변되는 새 힘들이 바둑의 '흥행'을 위해 변화를 모색했던 한해였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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